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회사 이익이 좀 줄더라도 SK텔레콤 고객들이 더 싸게 쓸 수 있는 요금제로 전환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SKT 고객, 더 싼 요금제로 전환… 회사 이익 줄더라도 신뢰 얻을 것"
최 회장은 지난 20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미국 시카고대 한국총동문회가 연 시카고 포럼에서 “SK텔레콤이 자체 조사한 결과 이동통신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 대부분이 자신의 요금제에 대해 ‘오버페이(과도한 지출)’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그래서 모든 것을 다 배제하고 사람들이 싸게 쓸 수 있는 요금제로 전환해 주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의 경제적 가치가 희생되지만 대신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고객이 좋아하면 그게 바로 옳은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 회장이 ‘뉴 SK’ 경영화두로 제시한 사회적 가치 창출과 맥이 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엇보다 소비자 신뢰를 얻는 일이 중요하다는 게 최 회장의 생각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부터 박정호 사장 주도로 ‘8대 혁신 프로그램’을 차례대로 선보이고 있다. 8대 혁신 프로그램에는 △약정 제도 △해외로밍 △일반 요금제 △멤버십 △콘텐츠 △스마트홈 △인공지능 △인터넷·TV 결합상품 등이 포함된다. 지난 3월 국내 처음으로 무약정 고객에게 포인트를 제공하고, 멤버십의 등급별 연간 할인한도를 없앤 데 이어 이르면 내달 초 요금체계를 알기 쉽게 단순화한 신규 요금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최 회장이 언급한 ‘요금 오버페이’를 막기 위한 컨설팅 서비스도 대리점에서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 대리점에선 고가요금제나 부가서비스를 강매하지 않고, 일정 기간 사용의무 조건도 없앤 ‘3무(無)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소비자의 연령대, 사용습관 등에 따라 유형을 480가지로 분류하고 그에 맞는 요금제를 추천해주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