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화이자의 금연 치료제 ‘챔픽스’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챔픽스는 연간 처방액이 약 650억원으로 국내 금연 치료제 시장의 90%를 장악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5일 국내 12개 제약사가 신청한 챔픽스 염 변경 품목 24개를 허가했다. 특허를 회피하기 위해 바레니클린타르타르염 성분인 챔픽스의 염을 바꿔 바레니클린살리실산염으로 개발한 약물이다. 허가를 받은 품목은 보령제약 ‘보령바레니클린’, 삼진제약 ‘니코바이’, 일동제약 ‘챔탑스’, 종근당 ‘챔클린’, 제일약품 ‘제로픽스’ 등이다. 지난 4월 챔픽스의 물질 특허를 깨는 데 성공한 대웅제약, JW중외제약, 안국약품, 한미약품 등 22개사도 복제약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챔픽스의 물질 특허를 회피한 제품은 오는 11월14일부터 출시가 가능하다. 올 연말에는 100여 개의 챔픽스 복제약이 대거 출시될 전망이다.

제약업계는 챔픽스의 독점 구도가 깨지고 국내 제약사들도 정부가 추진하는 금연지원 정책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2015년부터 흡연자들이 12주간 금연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금연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약값을 전액 지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약값 지원 정책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복제약이 오리지널 제품과 경쟁하기 힘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소비자가 약값을 부담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굳이 오리지널약 대신 저렴한 복제약을 선택할 이유가 없어서다. 챔픽스는 12주 기준 약값이 30만원으로 다른 금연 치료제에 비해 비싸지만 세계 1위 제약사라는 브랜드 파워와 영업력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처방액을 기록하고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