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전문회사 코스맥스가 사람의 피부에 서식하는 미생물 ‘EPI-7’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7일 발표했다. 코스멕스는 이 미생물에 노화를 억제하는 효능이 있어 항노화 화장품 개발에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미생물은 아직 학계에 등록되지 않은 신규 종(種)이다. 코스맥스의 부설 연구소인 R&I센터가 다양한 연령대 사람의 피부에서 채집된 샘플을 분석하다가 발견했다. 이 미생물은 20~25세 여성의 피부에 가장 많고 연령이 증가하면 양이 줄거나 없어진다는 게 코스맥스 측의 설명이다.

코스맥스는 이 미생물을 독점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권리인 ‘균주 특허’를 지난해 6월 특허청에서 받았다. 해외 특허 출원도 준비하고 있다. 이 미생물에 대한 연구 결과는 국제 미생물 학술지인 '계통분류학회지(IJSEM)'에 지난 3월 소개됐다.

실험은 EPI-7 배양액(대사물질)을 피부 각질 세포 등에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러자 주름을 유발하는 콜라겐 분해 효소인 MMP-1의 활성이 억제되고 피부에 좋은 콜라겐의 생성은 촉진되는 등의 효과가 나타났다. 이밖에 수분과 글리세롤을 피부 표피층으로 옮겨주는 단백질인 ‘아쿠아포린-3’을 활성화하는 등의 작용도 했다.

박명삼 코스맥스 R&I센터 원장은 “해당 미생물을 화장품에 10% 정도 배합하면 피부 장벽강화 및 안티에이징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향후 이 미생물을 활용한 마스크팩, 에센스, 톤업크림 등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은 “현재 화장품 시장의 항노화 메커니즘은 이미 보편화되어 있고, 새로운 항노화 기술이 고갈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새로운 항노화의 화장품 개발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