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성 의장(왼쪽)과 강준열 전 부사장.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신현성 의장(왼쪽)과 강준열 전 부사장.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벤처투자회사가 많지만 초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돕는 곳은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단순히 자금만 대는 게 아니라 창업자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는 조력자가 되고 싶습니다.”

신현성 티몬 의장과 강준열 전 카카오 부사장이 초기 스타트업 전문 투자회사 베이스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티몬 창업자인 신 의장과 네이버·카카오 초기 멤버 출신인 강 전 부사장의 현장 경험을 살려 ‘후배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회사다. 서울 위워크 강남역점에서 만난 두 사람은 “사업전략 수립, 인력 구성, 서비스 개선 등 경영 전반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과거에도 개인 자격으로 수십 개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자로 참여한 이력이 있다. 따로 회사를 세운 이유에 대해 강 전 부사장은 “개인으로서는 투자가 필요한 기업에 충분한 자금을 공급하기 어려웠다”며 “규모를 키울 방법을 고민하던 차에 신 의장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

베이스인베스트먼트는 최근 창업벤처 전문 사모펀드(PEF)를 설립해 총 286억원의 투자금을 모았다. 정부 예산 없이 개인과 기업이 출자한 100% 민간자본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네이버 컴투스 등 유명 정보기술(IT) 업체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신 의장은 “우리만의 방식으로 숨은 고수를 발굴하는 모델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예컨대 국내 신규 법인에 관한 각종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 투자 결정에 활용하는 ‘데이터 기반 투자’ 등을 시도한다는 구상이다.

이 회사는 제품 출시 후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앞둔 ‘프리 시리즈A’ 단계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한다. 투자처에 제약이 없는 민간 펀드의 이점을 살려 20%는 이스라엘을 비롯한 해외에 집행할 계획이다. 강 전 부사장은 “한국 스타트업을 글로벌 무대로 내보내려면 투자자들도 해외에서 투자 경험을 쌓아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 이름은 학창시절 밴드 활동을 했던 강 전 부사장이 아이디어를 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컬을 돋보이게 하는 베이스기타처럼 스타트업의 든든한 지원자가 되겠다”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스타트업 업계에서 수많은 기업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두 사람에게 ‘잘되는 곳’과 ‘안 되는 곳’의 특징이 무엇인지 물었다. 신 의장은 “초기 스타트업은 결국 사람”이라며 “같이 협업했던 사람들이 신뢰하는 리더인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강 전 부사장은 “주사위를 잘 던지려 하기보다 많이 던져야 한다”며 “스타트업의 생명은 ‘신속함’과 ‘유연함’”이라고 강조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