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똑똑하게 바꾸기 위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이 나섰다. 18일 서울교통공사는 서울 삼성동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서 ‘스타트업, 지하철을 부탁해’ 행사를 열고 스타트업과의 협력 사례를 소개했다.

기조연설에 나선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국내 스타트업의 기술을 바탕으로 서울 지하철 환경을 혁신하겠다”며 “지난 사업의 성과가 만족스러워 더욱 다양한 스타트업과 협력하기 위해 오늘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 권지원 서울교통공사 IT전략실 실장.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왼쪽부터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 권지원 서울교통공사 IT전략실 실장.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서울교통공사는 현재 스타트업 4개사와 함께 일부 지하철 역사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음파통신 기술 스타트업 사운들리는 비가청주파수를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도착역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지난 3월 중순부터 한 달간 지하철 2호선 전 구간에서 운영했다. 공유자전거 업체 에스바이크는 여의도, 마포, 공덕역에 공유자전거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물인터넷(IoT) 업체 토이스미스는 군자역에 유동인구 측정 센서 110여 개를 설치해 역사 내 혼잡도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공기질 측정기 업체 어웨어도 3개 역사에 제품을 설치해 역사 내 공기질 관리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사업 진행은 스타트업처럼 빨랐다. 김태현 사운들리 대표는 사업 성과를 소개하며 “공공기관의 사업 진행이 느릴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서울교통공사는 의사 결정이 매우 빠른 편이었다”며 “사업 논의가 나온 지 1달만에 사업 시행을 결정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사운들리는 6월 내로 3호선과 4호선에도 도착역 알림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어 스타트업들의 지하철 혁신사업 모델 발표가 진행됐다. 챗봇(채팅로봇) 개발업체 신의직장, 점포 공유 서비스 업체 마이샵온샵, 인공지능 영상분석 업체 핀텔 등 7개사는 자사의 기술·아이디어를 지하철에 적용한 다양한 사업을 제시했다.
최대헌 마이샵온샵 대표가 사업 모델을 설명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최대헌 마이샵온샵 대표가 사업 모델을 설명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마이샵온샵은 지하철 역사 내 빈 점포를 청년 창업가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제의해 눈길을 끌었다.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점포 공실을 줄이는 마이샵온샵의 사업 모델은 지금이라도 당장 추진할 수 있다”며 “핀텔의 영상분석 기술은 9호선에 적용하면 지하철 내 사고를 줄이는데 유용할 듯하다”고 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앞으로 정보기술(IT)을 지하철 역사에 폭넓게 적용한 ‘스마트스테이션’도 구축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해외서도 자랑할 수 있는 스마트 지하철로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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