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에 맞춰 효과적으로 살을 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삼성서울병원은 삼성유전체연구소 김진호 박사팀이 비만 관련 유전자 변이에 따라 맞춤형 체중관리 모델을 개발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한국인 8840명이 참여한 '한국인 유전체 역학조사사업(KoGES)' 자료를 토대로 비만 관련 유전자 변이와 식이습관, 운동에 따른 체중 감소와의 관계를 분석했다. 다이어트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 돌연변이는 모두 100개였다. 탄수화물 관련 유전자 37개, 지방 관련 유전자 19개, 총 칼로리에 영향을 받는 유전자 44개, 운동에 반응을 보이는 유전자 25개 등이었다.

이들 유전자 변이가 어떤 조합을 이루느냐에 따라 다이어트 효율은 달라졌다. 유전자조합에 따라 탄수화물을 적게 먹는 게 도움이 되는 사람, 지방 섭취량을 줄여야 하는 사람, 음식 종류에 상관없이 총 칼로리를 낮춰야 하는 사람,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는 사람 등이 달랐다.

저탄수화물 식이 유형이고 운동에 반응이 낮은 사람은 헬스장에 열심히 다니더라도 탄수화물 위주 식단을 유지하면 살을 빼는 데 성공하기 어렵다. 저지방식이 유형인 사람이 저탄수화물-고지방식을 따라 했다간 살이 빠지기는 커녕 찌울 가능성이 높다.

유전자 분석 결과를 토대로 주력해야 할 다이어트 방법을 정한 뒤 나머지 방법을 보조적 수단으로 병행하면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설명이다.

박웅양 삼성유전체연구소장은 "유전자 정보 활용 범위가 점차 늘면서 현대인의 오랜 고민인 비만을 해결하는 데까지 나아갔다"며 "본인에게 맞는 효과적인 다이어트 방법을 안다면 같은 힘을 들이더라도 더 빨리 목표한 바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