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인터뷰 - 전승현 < 경희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

신장암으로 부분 절제할 때
로봇 활용하면 출혈 줄이고
정교한 수술 가능해

무조건 큰 병원 찾기보단
동네병원 의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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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인생] "신장암·전립샘암, 로봇 수술로 효과… 환자마다 맞는 치료법 찾아야"

“전립샘암과 신장암은 로봇 수술 치료 효과가 분명히 입증된 질환입니다. 신장암 때문에 부분 절제를 할 때 로봇을 활용하면 출혈을 줄이고 정교한 수술을 할 수 있습니다. 전립샘암은 로봇 수술이 배를 크게 열고 하는 개복 수술만큼 결과가 좋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있습니다. 수술 경험이 많은 의료진을 찾아 자신의 암에 맞는 치료법을 찾아야 합니다.”

전승현 경희대병원 비뇨기과 교수(사진)는 “환자에 따라, 암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치료 경험 많은 의료진과 상의해 치료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무조건 큰 병원을 가는 것보다 1차 진단을 받은 동네 병의원 의사에게 ‘어떤 병원을 가는 것이 좋겠느냐’고 물어 추천받은 병원을 찾는 것이 좋은 병원을 선택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전립샘과 신장암 로봇 수술 명의로 꼽힌다. 수술 실력이 뛰어나 의사들이 직접 환자를 맡기는 일도 많다. 전 교수는 이 같은 비결로 “복강경을 통해 수술 경험을 충분히 쌓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희대병원은 국내 병원 중에서도 비교적 이른 시기에 복강경을 도입했다. 복강경은 배에 작은 구멍을 뚫어 내시경, 수술 장비 등을 넣은 뒤 화면을 보며 하는 수술이다. 개복 수술보다 상처와 출혈이 적어 환자 부담이 작다. 회복 기간이 짧고 부작용 위험도 상대적으로 적다. 이 병원은 복강경 수술 경험을 바탕으로 2009년 로봇 수술 시스템을 도입했다. 로봇 수술은 작은 구멍을 뚫고 내시경을 보며 수술한다는 점에서 복강경 수술과 비슷하다. 하지만 의사가 직접 수술 기구를 잡고 하는 내시경과 달리 외부 콘솔에서 의사가 원격으로 로봇 팔을 조종한다. 수술 부위를 확대해 볼 수 있고 의사의 손떨림이 교정돼 기존 복강경보다 정교하고 세밀한 수술을 할 수 있다. 경희대병원에서는 전 교수와 함께 외과, 산부인과 의사들이 로봇 수술 전담팀을 이뤄 환자 치료를 맡고 있다. 전 교수를 통해 전립샘암, 신장암과 로봇 수술에 대해 알아봤다.

▶전립샘비대증이 암으로 발전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환자가 많다.

“사실과 다르다. 전립샘비대증과 전립샘암은 전혀 다른 병이다. 다만 전립샘비대증이 있던 환자에게 전립샘암이 생기는 일은 있다. 전립샘암은 동물성 지방과 육류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고 비만, 당뇨 등이 있으면 위험이 높아진다. 균형 잡힌 식생활, 꾸준한 운동이 중요하다. 라이코펜이 많이 든 토마토, 혈당강하제, 고지혈증 치료제 등이 전립샘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단계다. 예방을 위해 참고할 만하다.”

▶많은 환자가 전립샘암 수술 후 삶의 질을 고민한다.

“전립샘이 정자를 생성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환자는 수술 후 후유증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수술할 때 전립샘과 정낭, 정관 일부를 절제하기 때문에 수술 후 사정할 때 정액이 나오진 않는다. 또 전립샘과 인접한 해면체신경이 손상되면 수술 후 발기부전 등 성기능 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최근에는 로봇으로 좀 더 정교한 수술을 할 수 있게 됐다. 성기능을 회복하고 요실금이 사라지는 속도가 더 빨라졌다.”

▶신장암은 전립샘암보다는 환자가 적다.

“비뇨기과에서 신장암은 전립샘암 방광암과 함께 3대 암으로 꼽힌다. 전립샘이 성 기능에만 영향을 주는 데 비해 신장은 인체 기능을 유지하려면 꼭 필요한 기관이다. 신장에 생기는 암은 공격적인 특성을 보인다. 이 때문에 전립샘암보다 진행 속도가 빠르다. 이전에는 신장암이 진행돼 뼈로 전이된 환자가 허리 통증 등을 느끼거나 소변에서 피가 나오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았다. 최근에는 건강검진에서 이상 소견을 보여 찾는 1~2기 환자가 많다.”

▶신장암 수술을 모두 로봇으로 하나.

“그렇지 않다. 신장을 모두 제거하는 근치수술보다는 종양이 있는 부분만 도려내는 부분수술을 로봇으로 한다. 근치수술보다 부분수술이 어렵다. 신장은 인체에서 혈액이 가장 많이 모이는 기관 중 하나다. 소변을 만드는 기관이기도 하다. 부분수술을 할 때는 혈액을 차단해 신장에 피가 가지 않는 상태로 만든 뒤 자르고 꿰맨다. 수술을 오랫동안 하면 조직이 망가질 위험이 높아 빨리 자르고 잘 꿰매야 한다. 이를 복강경으로 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절개 각도나 수술 부위에 접근하는 데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로봇 수술은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전립샘암과 신장암 모두 초기 증상이 없다.

“전립샘암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암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50세 이상이라면 매년 전립샘특이항원(PSA)을 찾는 혈액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가족 중 전립샘암 환자가 있으면 반드시 검사해야 한다. 전립샘암은 방사선으로도 완치되지만 신장암은 방사선이나 항암 치료로 완치하기 어렵다. 신장암은 외과적 절제술이 유일한 완치 방법이다. 수술할 수 있는 시기는 초기다. 따라서 건강검진 할 때 초음파 등으로 암 발생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가족 중 신장암 환자가 있는 사람, 투석 환자, 흡연자는 적극적으로 검진받아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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