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학자들이 9일 보이콧을 철회함에 따라 KAIST의 '킬러로봇 해프닝'이 일단락됐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해외 학자들이 9일 보이콧을 철회함에 따라 KAIST의 '킬러로봇 해프닝'이 일단락됐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KAIST(한국과학기술원)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살인(킬러) 로봇’을 만들고 있다며 연구협력 및 교류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해외 학자 57명이 이를 철회했다.

9일 학교 측에 따르면 지난 4일 KAIST에 대한 보이콧을 주도했던 토비 월시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 교수가 “KAIST의 해명에 만족해 (보이콧) 서명 철회를 결정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왔다. 월시 교수를 포함한 57명이 모두 보이콧을 철회하기로 한 것이다.

앞서 해외 학자들은 “KAIST가 ‘국방AI융합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자율무기와 킬러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KAIST 같은 권위 있는 기관의 무기 개발 촉진은 유감스럽다. KAIST 총장이 인간의 통제력이 결여된 자율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확신을 줄 때까지 모든 협력을 거부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KAIST가 올 2월 방산업체인 한화시스템과 손잡고 AI 기술을 적용한 신무기 체계를 개발하는 국방AI융합연구센터를 연 게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됐다.

논란이 국내외로 확산되자 KAIST는 “대량살상무기나 공격용 무기 개발 계획은 없으며 통제력이 결여된 자율무기 개발을 포함해 인간 존엄성에 어긋나는 연구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신성철 총장 명의 입장문을 보내고 해명 자료를 배포하는 등 적극 진화에 나섰다.

월시 교수 등 AI 분야 과학자들은 이날 보낸 보이콧 철회 이메일에서 KAIST 연구자들과의 교류 및 공동협력 프로젝트 수행 재개 방침을 밝히면서 “KAIST와 다시 협력할 수 있게 돼 반갑다”고 했다.

신 총장도 곧바로 회신을 보내 “KAIST에 지지와 신뢰를 보내줘 감사하다”며 “빠른 시일 안에 KAIST를 방문해 AI 윤리에 대해 더 많은 토의와 협력을 해달라”고 월시 교수 등에게 제안했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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