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온리(only).”

요즘 10대는 유튜브에서 모든 것을 해결한다. 화제의 영상, 음악을 찾아서 보고 듣는 것은 물론 궁금한 것도 포털 사이트가 아니라 유튜브에서 검색한다. 영유아들이 태어나서 가장 먼저 접하는 미디어이기도 하다. 유튜브가 들려주는 자장가로 잠들고 식당에선 ‘뽀로로’와 ‘타요버스’를 감상하면서 자라는 ‘유튜브 네이티브(YouTube native)’다.

유튜브가 동영상 서비스는 물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검색, 음원 스트리밍, 1인 방송 플랫폼 등 인터넷 전 영역을 장악하고 있다. 텍스트와 이미지 위주이던 인터넷 환경이 동영상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나타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인터넷 세상 휘젓는 '유튜브 파워'
유튜브서 요리·화장법 검색하는 10~20대

국내 시장조사업체인 오픈서베이는 올해 1월 국내 20대 이상 남녀 500명에게 ‘주로 쓰는 SNS가 무엇인가’라고 물어본 결과 유튜브를 꼽은 사람의 비율이 27.6%로 가장 높았다고 16일 발표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페이스북이 각각 17.0%, 15.6%로 뒤를 이었다. 유튜브를 꼽은 비율은 지난해 설문조사보다 8.8%포인트 높아졌다.

유튜브는 동영상 서비스로 알려졌지만 이용자들이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을뿐더러 ‘좋아요(like)’ 기반의 콘텐츠 배열, 크리에이터(1인 방송인) 기반 커뮤니티 운영 등의 요소를 갖춰 SNS로 분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의 유명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도 유튜브를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과 함께 조사 대상에 넣고 있다. 퓨리서치가 올해 미국 성인의 SNS 사용률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유튜브가 73%로 페이스북(68%)을 제쳤다.

10~20대를 중심으로 정보 검색을 유튜브에서 하는 경향도 뚜렷해지고 있다. 요리법이나 화장법은 물론 외국에서 지하철 티켓을 구입하는 방법 등 ‘하우 투(how to)’ 영상이 주요 검색 대상이다. 네이버, 다음 같은 포털에서 검색할 때 나오는 이미지와 글자 위주의 콘텐츠보다 더 생생한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유튜브를 검색 사이트로 쓰는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포털 서비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10대는 검색 자체를 유튜브에서 하는 경향이 있어 걱정도 많고 위기를 느낀다”며 “동영상 중심 검색을 어떻게 할 것인지 내부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팬페스트 행사 20분 만에 매진

유튜브는 아프리카TV 같은 1인 방송 플랫폼으로서의 존재감도 드러내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국내 중·고교생 480명에게 주로 쓰는 1인 방송 매체를 물어본 결과 유튜브 사용률이 39.6%로 나타나 아프리카TV(18.1%)와 페이스북(15.2%)을 크게 앞질렀다. 게임 중계, 미용, 음식 먹기 체험(먹방) 등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한국인 대상 동영상을 올리는 채널 중 구독자가 100만 명을 넘는 채널은 지난해 말 기준 90개로 2년 전(23개)보다 네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달 열린 ‘유튜브 팬페스트 코리아’ 행사는 티켓이 20분 만에 다 팔리기도 했다.

멜론 같은 음원 서비스 역할도 있다. 유튜브에는 각종 뮤직비디오는 물론 공연 실황 영상이 많아 소리만 켜서 음원 플레이어로 활용하기도 한다.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유튜브 순이용자는 2300만 명인데, 이 가운데 1980만 명이 유튜브로 음악을 듣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8명 이상이 유튜브로 음악을 듣는 셈이다.

연령 낮을수록 유튜브 사용시간 길어

유튜브가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면서 ‘쏠림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 앱 사용 분석업체인 와이즈앱의 조사 결과 지난달 한국인이 유튜브 모바일 앱을 사용한 시간은 257억 분으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179억 분)을 앞섰다. 네이버 앱은 126억 분, 페이스북은 42억 분이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유튜브 이용시간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와이즈앱의 지난해 11월 자료를 보면 20대는 유튜브에 8000만 시간을, 10대는 1억2900만 시간을 썼다. 카카오톡은 각각 7600만 시간, 4300만 시간이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활자에서 사진, 영상으로 바뀌어 가는 과정에 있다”며 “연령대가 낮을수록 영상에 대한 친화성이 높아 유튜브의 영향력은 앞으로 계속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