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쌍두마차 체제'로… 기우성·김형기 부회장 승진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잇달아 임직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회사별 인사 스타일에 올해의 역점 사업과 전략이 녹아있다는 평가다.

셀트리온그룹은 7일 기우성, 김형기 셀트리온 공동 대표를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안정 궤도에 올려놓은 데 따른 보상이다. 글로벌 사업 확장과 대외 신인도 향상 측면에서 전문경영인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생산하는 셀트리온은 기 부회장 단독대표 체제로, 바이오시밀러 판매와 유통을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김 부회장과 김만훈 사장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 부회장은 셀트리온 설립 초기부터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비롯한 제품의 생산, 임상 및 허가를 담당했다. 기 부회장은 해외 공장 건립과 신약 개발, 품질 관리를 총괄하면서 책임 경영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전략기획 및 재무, 해외 투자를 담당했던 김 부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바이오의약품 판매 체계 구축 등 글로벌 유통사로 변신하기 위한 재무 내실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대웅제약도 글로벌화에 초점을 맞추고 43세인 전승호 글로벌사업본부장을 공동대표로 임명할 예정이다. 대웅제약의 파격 인사 배경에는 올해 미국 진출을 추진하는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가 있다. 전 본부장은 나보타의 개발 초기 단계부터 국내 허가, 해외 수출을 맡았다.

대웅제약을 상대로 보툴리눔 톡신 균주 소송을 제기한 메디톡스는 전투력 보강에 나섰다.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양기혁 전무는 부사장, 대외협력본부를 총괄하는 주희석 상무는 전무로 승진했다.

CJ헬스케어를 인수한 한국콜마는 이호경 콜마파마 사장을 제약부문 신임 사장에 선임하고 제약분야 전문성 강화에 나섰다. 한국콜마 제약부문 생산본부장을 지내면서 신공장 증설을 주도했던 우경명 한국콜마 제약부문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콜마파마 대표를 맡는다.

중견 제약사들은 오너 일가의 경영 승계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삼천당제약은 박전교 사장이 물러나고 윤대인 회장의 사위인 전인석 부사장이 대표로 임명될 예정이다. 신신제약은 지난 1월 창업주 이영수 회장의 장남인 이병기 대표가 취임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