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수면장애·뇌전증 신약 해외 공략… 한국보다 미국 상장 목표
SK(주)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치매 진단 시스템을 개발한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사진)는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JP모간 코리아 콘퍼런스’ 직후 기자와 만나 “AI 기술을 이용해 치매를 조기 진단하기 위한 데이터 마이닝(정보탐색)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뇌 자기공명영상(MRI)이나 혈액검사 등 건강검진을 통해 축적된 정보를 바탕으로 치매와의 연관성을 찾고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SK(주)의 정보기술(IT)과 SK바이오팜의 바이오기술(BT)을 접목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조 대표는 “치매 치료제를 개발하기보다 치매 발병 가능성을 예측해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아직 초기 단계여서 시간이 걸리겠지만 장동현 SK(주) 사장과 의기투합한 만큼 치매 예방 분야에서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날 신약 하나로 조원 단위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종합제약사(FIPCO)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SK바이오팜은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신약승인신청(NDA)을 할 계획이다. 한국 기업이 독자 개발한 신약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첫 사례다.

그는 “세노바메이트는 미국에서만 연 1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며 “미국 시장에 출시되면 SK바이오팜은 세계 100대 제약사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세노바메이트의 출시부터 유통 판매까지 파트너사를 선정하지 않고 SK바이오팜이 직접 맡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제약사에 마케팅을 맡기면 수익의 절반 이상을 나눠야 한다”며 “자체적으로 마케팅 조직을 설립해 수익성을 높이고 뇌전증 치료제와 같은 신경외과 분야뿐만 아니라 항암제 분야까지 판매영역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세노바메이트가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할 계획도 밝혔다. 그는 “내년까지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마케팅에 750억~1000억원 정도를 투입하는데 이후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기업공개(IPO)를 고려하고 있다”며 “국내보다는 미국 상장이 목표”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