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11시께 서울 신촌 '브라이트(VRIGHT)'의 워킹배틀존에서 VR 슈팅게임인 스페셜포스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최수진 기자
20일 오전 11시께 서울 신촌 '브라이트(VRIGHT)'의 워킹배틀존에서 VR 슈팅게임인 스페셜포스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최수진 기자
20일 오전 서울 신촌에 위치한 '브라이트(VRIGHT)' 안의 워킹배틀존. 브라이트는 KTGS리테일이 공동투자해 만든 가상현실(VR) 게임방이다. 이날 워킹배틀존에서는 세계적인 1인칭 슈팅게임 '스페셜포스' 체험이 기다리고 있었다.

조용했던 워킹배틀존이 VR헤드셋을 착용하자 순식간에 전쟁터로 바뀌었다. 눈 앞에 나의 아바타가 등장했다. 착용한 햅틱수트와 손목센서는 움직임을 파악해 화면에 그대로 나타냈다. 탐험하듯 방안을 돌아다니며 들고 있던 총으로 괴물을 제거했다.

스페셜포스가 기존 VR 게임과 달랐던 건 '걸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는 무선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무선형의 VR 헤드셋을 착용하니 센서가 인식될수 있는 가로세로 4.5m 안의 방안을 어디든지 돌아다닐 수 있었다. 방 모서리 양쪽에 부착된 두 센서가 플레이어가 착용한 센서를 계속 감지했다.

이동통신사인 KT는 왜 VR 게임방 사업에 뛰어들었을까. 바로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과 연관이 있다. 특히 이날 체험한 워킹배틀존은 5G 기술이 반드시 필요한 게임이다. 유선이 아닌, 무선 VR헤드셋 게임은 대용량의 데이터 처리를 필요로하기 때문이다.

그 역할을 5G가 하다보니 KT의 기술이 필수적인 셈이다. 현재 상용화된 LTE(롱텀에볼루션) 환경에서도 물론 작동하긴 한다. 다만, 게임 화면은 렉(속도가 뒤떨어지는 현상)이 걸리는 것 처럼 버벅거릴 수 밖에 없다. 5G의 데이터 전송량은 LTE보다 10배 이상되기 때문에 이러한 렉 현상을 줄일 수 있다.

현재 스페셜포스는 기가(GIGA) 인프라로 실험 운영중이었다. 우리나라는 내년 3월 5G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5G가 상용화될 경우, 지금보다 데이터 전송량이 10배 정도 빨라질 예정이다. 앞으로는 좀 더 복잡하고 풍부한 데이터를 처리해야하는 게임도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20일 오전 11시께 서울 신촌 '브라이트(VRIGHT)'에서 VR 게임인 '제주 윈드코스터'를 체험하고 있다./사진=최수진 기자
20일 오전 11시께 서울 신촌 '브라이트(VRIGHT)'에서 VR 게임인 '제주 윈드코스터'를 체험하고 있다./사진=최수진 기자
KT는 다음달 워킹배틀 스페셜포스를 포함한 플라잉 제트 등 50여 종의 VR 콘텐츠를 브라이트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이후 KT는 GS리테일과 함께 브라이트를 2020년까지 200여점으로 확대한다.

직영·가맹점 관리는 GS리테일이 도맡고, KT는 브라이트 사업주에 VR 콘텐츠나 플랫폼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사업모델은 기업간거래(B2B) 형태를 추구한다.

고윤전 KT 미래사업개발단장은 "가맹점 사업비와 관련된 것은 GS리테일에서 추진중"이라며 "B2B를 기본 사업모델로 하지만 브라이트가 확산되면 사업형태는 다양하게 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KT는 국내에 부족한 실감형미디어 콘텐츠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VR·AR(증강현실) 전용 펀드조성 등 콘텐츠 투자도 함께 진행한다. KT는 수익창출 가능한 게임에 먼저 투자를 진행한 뒤, VR 영상, 커머스 등 다양한 시장의 요구를 반영할 계획이다.

고 단장은 "KT가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펀드가 많고, 협업하고 있는 기업들 중에서도 펀드 조성에 관심 갖는 곳이 많다"며 "(펀드 규모에 대해) 확정할 수는 없지만 연내 50억원 정도의 펀드를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