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3N '왕좌의 게임'… 작년 역대 최대실적 올렸다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와 넥슨, 엔씨소프트 등 ‘3N’으로 불리는 국내 대표 게임업체들이 지난해 나란히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넷마블과 넥슨은 게임업체 사상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넘겼고 엔씨소프트도 ‘리니지M’ 활약에 힘입어 최대 실적을 거뒀다.

게임 3N '왕좌의 게임'… 작년 역대 최대실적 올렸다
3N 모두 역대 최대 매출

세 업체는 지난 6~8일 차례대로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넷마블이 지난 6일 가장 먼저 2조4248억원의 매출을 알렸다. 한때 경영 위기 상황이었던 넷마블은 설립 17년 만에 처음으로 게임업계 매출 1위 자리에 올랐다. 넷마블은 최근 5년간 연평균 60%의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지난 7일 엔씨소프트도 성적표를 공개했다. 매출 1조7587억원, 영업이익 5850억원으로 2조원의 벽은 넘지 못했지만 전년(9835억원)보다 78.8% 상승해 3사 중 가장 큰 폭의 성장을 보였다.

일본에 법인을 둔 넥슨은 지난 8일 도쿄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 2조2987억원(약 2349억엔), 영업이익 8856억원(약 905억엔)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엔화 기준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28% 늘었고 영업이익은 123% 뛰었다. 넥슨은 2008년부터 게임업계 매출 1위를 수성해왔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왕좌’를 내줬다. 지난해 4분기 엔화 약세로 원화 환산 실적에서 다소 손해를 봤다는 설명이다. 영업이익은 넥슨이 8856억원으로 1위였다. 영업이익률도 38.5%로 3사 중 가장 앞섰다.

해외 매출이 성장세 주도해

인터넷·게임업계에서 매출 2조원은 ‘마의 장벽’으로 여겨졌다. 넷마블과 넥슨 이전에는 네이버만 2011년 이 벽을 넘었다. 지난 9일 실적을 발표한 카카오 역시 1조9728억원으로 2조원을 넘지 못했다.

넷마블과 넥슨이 2조원을 넘어설 수 있었던 것은 모바일 게임 시장의 급성장과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 덕분이다.

넷마블은 지난해 매출 가운데 54%인 1조3180억원을 해외에서 올렸다. 특히 4분기 해외 매출은 4181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모바일 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이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1월 북미 시장 등 글로벌 출시 효과가 더해졌다. 북미 자회사 카밤의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 등도 북미 시장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권영식 넷마블 사장은 지난 6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리니지2 레볼루션을 통해 서구권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있다”며 “다양한 장르와 자체·외부 지식재산권(IP) 게임을 통해 빅마켓 공략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넥슨은 온라인 게임의 스테디셀러인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가 꾸준히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모바일 게임 ‘진 삼국무쌍: 언리쉬드’가 홍콩 베트남 등 중화권에서 선전했고 ‘히트’ ‘도미네이션즈’도 일본과 북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넥슨의 지난해 해외 시장 매출은 1조5110억원으로 전체 매출 대비 66%에 이른다.

엔씨소프트는 자사의 IP를 활용한 ‘리니지M’이 하루 매출 13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흥행하면서 매출이 급증했다. 지난해 모바일 게임에서만 9953억원을 벌어들였다. 게임별 매출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대부분이 리니지M 매출로 추정된다. 해외 매출 비중은 24.1%(4247억원)로 다른 두 회사보다 낮지만 리니지M이 지난해 12월 대만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에 본격 진출함에 따라 올해는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다양한 신작으로 매출 성장세 지속”

게임 3N '왕좌의 게임'… 작년 역대 최대실적 올렸다
세 회사는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올해도 다양한 신작 라인업을 예고하고 있다.

넥슨은 지난달 개척형 오픈월드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를 선보였다. 현대의 지구에서 공룡 시대로 넘어간 플레이어들이 생존을 위해 거친 환경을 개척하고 가상의 사회를 만들어가는 게임이다. 사냥, 채집, 건축 등 다양하고 자유로운 플레이로 다른 게임과 차별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출시 2주 만에 누적 다운로드 330만 건을 넘는 등 인기몰이에 나섰다. 인기 무협 만화 ‘열혈강호’의 IP를 활용한 모바일 횡스크롤 액션 게임 ‘열혈강호M’과 PC 온라인 게임 ‘천애명월도’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인기를 얻은 ‘다크어벤저3’ ‘AxE’ ‘오버히트’도 올해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넷마블은 자사의 IP를 활용한 ‘세븐나이츠2’와 인기 IP를 이용한 ‘블레이드 앤 소울 레볼루션’ ‘이카루스M’ 등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카루스M은 모바일 MMORPG 최초로 적용된 지상과 공중을 넘나드는 새로운 전투 방식이 특징이다. 블레이드 앤 소울 레볼루션은 대규모 오픈 필드 세력전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엔씨소프트도 PC 온라인 게임 IP를 활용한 ‘리니지2M’ ‘아이온 템페스트’ ‘블레이드 앤 소울 2’ 등 다양한 신작을 내놓을 계획이다. 리니지2M은 원작의 오픈 필드를 풀 3차원(3D) 그래픽으로 모바일 환경에 구현해 원작 감성을 재현했다는 설명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