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출시한 아이폰X (자료  한경DB)
지난해말 출시한 아이폰X (자료 한경DB)
애플이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1분기(10~12월) 실적을 발표했다. 배터리 이슈와 고가 정책으로 지적을 받았던 '아이폰X'는 판매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1분기 매출액이 883억 달러(약 94조원), 영업이익은 263억 달러(약 28조원)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3%, 12% 증가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한 수준이었다. 애플 주가는 0.2% 상승한 167.78달러에 마감했다.

이번 실적에서 주목한 부분은 아이폰X였다. 1000달러에 육박하는 고가 제품인데다 수요부진 우려가 제기되면서 조기단종설까지 불거진 터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아이폰X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기업까지도 영향을 받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우려와는 다른 결과였다. 아이폰X은 예상 대비 견조한 판매량을 나타냈다. 애플도 아이폰X의 판매가 양호했다고 직접 언급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아이폰 X은 가장 인기 있는 폰이었고 11월 초 출시한 이래 매주 가장 잘 팔리는 아이폰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분기 아이폰의 출하량은 7732만대로 전년동기대비 1% 감소했고 시장의 예상치(8003만대)에도 못미쳤다. 그러나 평균 판매가가 796달러로 예상치인 756달러를 웃돌았다. 아이폰8보다는 아이폰X의 판매가 상대적으로 나았다는 얘기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매출액총이익율(GPM)이었다. GPM은 매출액에서 원가를 차감한 수치인데, 애플은 지난 분기에 38.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분기(37.9%) 보다 소폭 개선된 수준이다. 다시 말해 아이폰X의 원가가 높아졌지만, 그만큼 높은 가격이 책정되면서 GPM의 훼손은 없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우려깨고 선방한 '아이폰X'…올해도 승승장구할까?
이로써 지난 4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4억4000만대로 전년동기대비 2.7% 성장했다. 시장점유율은 애플이 17.6%, 삼성전자가 16.8%로 추정된다.

더불어 애플은 2분기(1~3월) 매출액 가이던스는 600억~620억 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13~17% 늘어난 수준이다. GPM 예상치로는 38~38.5%를 제시했다.

하지만 애플의 미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예측이 대부분이다. 아이폰X의 수요감소와 배터리 교체로 인한 신뢰도 하락을 문제 삼아서다. 시장측면에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9이 출시될 예정이다보니 상대적으로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아이폰X 생산량은 1분기에는 1800만대, 2분기에는 1300만대가 예상돼 전분기대비 30% 이상 감소할 것"이라며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형 아이폰에 대한 정보가 시장에 유출되며 아이폰X 구매를 연기하는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3분기부터 생산 예정인 신형 아이폰 모델은 2가지 디스플레이 (LCD, flexibleOLED)를 탑재하며 총 3개 모델 (LCD: 6.1인치, OLED: 5.8인치, 6.5인치)로 추정된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스마트폰 시장은 아이폰의 상대적인 부진과 갤럭시S9 출시 효과가 예상된다"며 "애플의 수익성이 개선될 경우 하반기 아이폰의 가격은 지금보다 낮게 책정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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