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네이버는 YG, 카카오는 멜론…스피커에 가려진 '음악전쟁'
국내 양대 포털업계인 네이버카카오가 음악 플랫폼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음악 콘텐츠가 인공지능(AI) 생태계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함과 동시에 콘텐츠 영역 확장에도 도움을 주는 '일석이조'를 해주기 때문이다. 이른바 전략적 동맹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YG PLUS(플러스)와 로엔엔터테인먼트와의 사업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우선 YG플러스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자사 음악 플랫폼 '네이버 뮤직' 콘텐츠 사업 강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 3분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네이버의 콘텐츠 서비스가 자치하는 영업 수익이 전체의 2% 수준에 불과했다.

그렇기에 YG플러스와의 협업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YG플러스와의 협업으로 대규모 음원 확보 및 글로벌 음악 서비스 인프라 구축이 추진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자회사 로엔엔터테인먼트(로엔)와의 협력 강화를 단계적으로 진행중이다. 로엔은 최근 사명을 '카카오M'으로 바꿨다. 카카오의 핵심 자회사로써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콘텐츠 회사로서의 핵심 역할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2016년 로엔을 인수했고, 지분 76.4%를 보유하고 있다. 음악 플랫폼 '멜론'이 로엔의 대표적인 서비스이다. 멜론은 국내 1위 음악 플랫폼 사업자다.

이처럼 네이버와 카카오가 음악 플랫폼 강화에 나선이유는 무엇일까. AI 스피커를 시장에 보급하는데 음악만큼 좋은 수단이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네이버의 AI 스피커 '프렌즈'와 카카오의 AI 스피커 '카카오미니' /사진=양사
네이버의 AI 스피커 '프렌즈'와 카카오의 AI 스피커 '카카오미니' /사진=양사
최근 AI 스피커 시장은 초창기인만큼 사용자를 늘리는 데 애를 쓰고 있다. 사용자가 많아지면 그만큼 AI의 학습량이 많아지고 이는 서비스 품질로 이어져서다. AI가 빈틈없이 작동하기 위한 기초 조건이 '많은 사용자 확보'인 셈이다. 사용자를 확보하는 데에는 음악만큼 끌어들이기 좋은 요소는 없다. 그만큼 음악은 AI 스피커를 구매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 AI 스피커 사용자들도 음악과 관련된 명령어를 빈번히 사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AI 스피커의 명령어 중 대다수가 음악과 관련됐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동요 틀어줘", "노래 틀어줘", "멜론 틀어줘"이런 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AI 스피커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능이 음악이고, 스피커와 음악은 '소리'라는 공통점으로 직관적 연결도 쉽다"며 "음악 관련 명령어 다음에는 날씨나 길찾기 등의 명령어도 나타나는데, 이는 음악으로 AI 스피커에 대한 접근성 높아진 것도 한 몫한다"고 말했다.

네이버나 카카오 등 포털이 콘텐츠를 확보하는데 '음악'은 기초적인 역할을 한다. 뮤직비디오, 단편영화, 짧은 동영상 등도 알고 보면 음악이 깔려 있다. 그만큼 음원과 음악을 갖고 있다면 다른 콘텐츠로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열린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멜론은 국내 50% 이상의 유료 가입자 수를 차지하고 있는 음악 플랫폼 강자다. 멜론은 음악 서비스뿐만 아니라 멜론TV를 통해 음악 큐레이션 예능 '차트밖1위'와 같은 동영상 콘텐츠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콘텐츠를 소비하기도 하지만 직접 만들거나 즐긴다는 점을 감안할 때 콘텐츠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음악은 양사에 중요한 사업 부분임이 틀림 없다"며 "AI 스피커도 그렇고, 향후 콘텐츠 확대 전략에도 음악 사업과의 시너지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