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협회장 선거를 시작으로 의사 약사 등 주요 보건의료계 협회장 선거가 올해 줄줄이 치러진다. 건강보험 비급여를 전면 급여화하는 문재인 케어, 편의점 상비약 확대 등 보건의료 이슈와 맞물려 치열한 선거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7일 보건의료계에 따르면 3월 대한의사협회장 선거가, 12월 대한약사회장 선거가 직선제로 치러진다. 대한간호협회는 2월, 대한병원협회는 5월에 각각 대의원회와 임원총회에서 간선제 방식으로 차기 협회장을 뽑는다. 지난해 협회장을 뽑은 대한치과의사협회를 제외하면 보건의료계 주요 협회장 선거가 한 해에 치러지는 셈이다.

이들 협회장 선거에는 서울시장 격인 서울시지회장, 국회의장 격인 대의원회 의장 등이 주요 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지난 3일 치러진 대한한의사협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최혁용 함소아한의원 설립자는 이 같은 이력이 없는 인물이다. 변호사 면허를 가진 그는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 문재인 캠프 정책특보를 지냈다. 업계 관계자는 “대통령선거로 치면 재야 3당의 인물이 당선된 셈”이라며 “지난해 김필건 전 회장이 불신임 투표로 임기를 못 채우고 퇴진하면서 젊은 한의사들이 변화를 이끌 능력 있는 인물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보건의료계에 변화의 목소리가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간호사 35만 명을 대표하는 대한간호협회는 다음달 선거를 앞두고 회장 선거 방식을 놓고 공방이 시작됐다. 간선제 유지를 주장하는 보수파와 직선제를 요구하는 개혁파 간 물밑 싸움이 한창이다. 11만 의사를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장 선거는 추무진 현 회장과 변화를 내세우는 새 후보들 간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 회장과 동문인 서울대 의대 출신 임수흠 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 고려대 의대 출신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 경희대 의대 출신 이용민 의료정책연구소장 등이 물망에 오른다. 의사 집회를 주도한 서울대 의대 출신 최대집 전국의사총연합 대표도 후보로 거론된다. 문재인 케어 및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저지 등 주요 공약이 비슷할 것으로 예상돼 출신 학교 등을 중심으로 치열한 세 불리기 경쟁이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조찬휘 회장 불신임안까지 거론됐던 대한약사회도 올해 하반기 선거 국면에 접어든다. 국내 약사는 약 7만 명이다. 병원협회는 큰 갈등 없이 중소병원과 대학병원 원장을 2년마다 번갈아가며 추대해왔다. 중소병원 원장인 홍정용 회장에 이어 대학병원 원장이 뒤를 잇는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