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교정 실험쥐 나왔다
국내 최초로 유전자를 교정한 실험쥐가 개발됐다. 마리당 3000만원에 달하는 실험용 동물로, 신약 개발을 위한 다양한 연구에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툴젠(대표 김종문·사진)은 장구 서울대 수의대 교수와 함께 유전자 교정 쥐 생산에 성공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쥐(rat)는 크기가 작은 생쥐(mouse)와 비교해 생리학적으로 인간에 가까워 신약 개발 등 동물실험에 널리 쓰이고 있다.

툴젠은 자체 원천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해 특정 유전자를 없애거나 유전자 기능을 추가 또는 특정 조건에서 유전자가 작동하지 않는 실험용 쥐를 생산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유전자를 정확하게 교정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연구진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쥐 배아에 직접 주입하는 방식으로 유전자 교정 쥐를 태어나게 했다.

지금까지 특정 유전자에 변형을 주는 실험용 쥐를 생산할 때는 원하는 유전 형질을 가진 쥐를 물리적인 교배를 통해 얻었다. 시간이 2년가량 걸리고 생산 확률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툴젠의 유전자 교정 쥐는 6개월이면 생산 가능하다. 교정된 쥐의 유전자는 다시 후대 자손 쥐에게 전달해 지속적으로 번식할 수 있다. 조건에 따라 마리당 최소 3000만원에서 5000만원에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공동연구자로 참여한 장 교수는 “쥐는 신경과학 등 연구 분야에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며 “이번 유전자 교정 쥐의 생산으로 국내 바이오 연구 수준이 한 단계 올라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툴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전자 교정을 전문으로 하는 바이오 기업이다. 특허청에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원천기술 특허 2건을 등록하기도 했다.

김종문 사장은 “다양한 종의 연구용 동물 개발이 가능한 것을 보여준 사례”라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용화해 국내외 연구진에 유전자 교정 동물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