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진 기자 ]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사진)이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장+]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작년 4분기 나쁘지 않다"…실적 우려 일축
박중흠 사장은 6일 오전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올해 첫 수요사장단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더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증권업계 등에서 나오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실적 우려를 일축한 셈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3분기 대규모 해외 플랜트 손실로 1조5127원의 적자를 내며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회사 측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현재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에게 4분기 실적은 증자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요인이다. 앞서 회사 측은 증자 대표주관사와 인수사들을 상대로 4분기에 적자를 내지 않겠다는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계약서에는 '유상증 청약일 5영업일 전까지 2015년 4분기 잠정 실적자료를 대표주관사와 인수사들에 제공하고, 215년 4분기 연결 및 개별기준 당기순손실을 기록하지 않는다"고 명기했다. 구주주 청약은 다음달 11~12일, 실권주 일반공모 청약은 다음달 15~16일 이뤄질 예정이다.

이날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각각 177억원과 202억원이다.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일각에서는 실적 정상화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유가 급락으로 세계 플랜트 시장이 위축된 탓에 실적이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지난해 기자들과의 만남에서도 수차례 체질변화와 수익성을 언급했던 박 사장은 새해에도 실적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 사장은 "올해 실적도 작년보다 나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해 사업 구상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최근 3년동안 직원들의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며 "올해는 어렵겠지만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데 힘쓸 것"이라고 답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연말까지 700명 이상 감원을 계획으로 인력 조정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일부 삼성그룹 계열사로 이동했고, 모든 직원들은 오는 11월까지 1개월씩 무급(無給) 순환 휴직에 들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삼성그룹의 하반기 목표달성장려금(TAI) 지급일에도 삼성엔지니어링 직원들은 성과급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올해 처음 열린 삼성그룹 수요사장단회의는 외부 강사 없이 2016년 세계 경제 전망 등을 주제로 진행됐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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