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지구촌 인터넷 연결 위해서라면 구글과도 협력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사진)는 2일(현지시간) 전 세계에 인터넷을 보급하는 비영리 프로젝트를 위해 경쟁 업체인 구글과도 협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5’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무료 인터넷 보급 프로젝트 ‘인터넷오알지(internet.org)’를 확대하는 데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구글과의 협력 가능성도 내비쳤다. 구글의 ‘룬(loon)’ 프로젝트는 전 세계에 열기구를 띄워 오지에서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룬 프로젝트 협력 의사를 묻자 “구글 검색 엔진과 더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싶다”며 “잠비아에서 내놓은 인터넷오알지 응용프로그램 중 하나는 구글 검색과 함께 선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검색은 중요한 성과물이고 세계적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기능”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룬 프로젝트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나타냈다. 그는 “전 세계 인구의 90%는 이미 네트워크가 도달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다”며 “인공위성 레이저 등 다른 첨단 기술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그럴싸해 보이지만, 실제 성과는 이곳 MWC에서 이뤄진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우리는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는 것을 돕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과 구글은 디지털 보급이 느린 지역에 인터넷을 연결하는 비영리 사업을 경쟁적으로 추진해왔다. 그러나 일부 기업은 페이스북과 구글이 온라인 광고 수입 확대와 홍보 효과를 위해 사업을 펼친다고 비판해왔다. 중남미 통신업체 디지셀그룹의 데니스 오브라이언 회장은 지난 1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저커버그는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은 채 샴페인을 마시고 여자들에게 치근거리는 파티 손님 같다”고 꼬집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