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업·연구개발 분야 강화

SK그룹의 정기 임원 인사는 중국사업과 연구개발(R&D) 분야를 강화하는 등 글로벌 성장 주도형에 초점을 맞춰 단행됐다.

SK그룹 13개 계열사가 세운 90여 개 현지 법인을 이끌 중국통합법인 총괄 사장에는 최태원 회장의 핵심 측근인 박영호(62) SK㈜ 사장이 겸직 형태로 맡게 됐다.

중국통합법인은 지난달 초 최 회장 주재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글로벌 기업의 돌파구를 중국에서 찾겠다"며 경영목표를 세우면서 신설되는 새로운 조직으로, 향후 '중국 SK 본사'의 역할을 하게 된다.

중국통합법인의 대표로는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 E&S 부회장과 박영호 SK㈜ 사장이 함께 거론됐으나, 관리형 최고경영자(CEO)인 박 사장을 낙점함으로써 향후 중국사업은 안정기조 속에서 성장방향을 모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또 이번 인사에서 관계사별 사업과 주요 임원 40여 명을 중국통합법인과 중국 각 관계사에 전진배치했다.

SK그룹이 글로벌 신성장 동력을 찾고자 '중국'과 함께 내년 경영의 화두로 삼은 '연구·개발'(R&D) 분야의 신설 조직인 기술혁신센터(TIC) 사령탑에는 박상훈(54) SK에너지 P&T 사장이 선임됐다.

서울대 화공학과를 나와 1983년 SK㈜에 입사한 박 TIC장은 SK㈜ 대덕기술원 화학연구소장과 기술원장 등을 역임한 그룹 내 '기술통'이다.

그는 앞으로 신재생에너지기술, 친환경기술, 바이오기술, 차세대 통신기술 등의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글로벌 프로덕트'(Global Product)를 발굴하고, 그룹 차원의 R&D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이번 인사에서 SK에너지,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 3대 주력 계열사의 CEO는 변동이 없으며, 나머지 임원 인사도 계열사 부문장들이나 CIC(회사 내 회사) 사장들의 일부 이동에 그쳤다.

올해 초 주요 계열사 CEO들을 대폭 교체한 터여서 이번 인사는 전반적으로 안정적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인사와 함께 단행된 조직개편에서 주력 계열사인 SK에너지는 화학사업을 독립 CIC로 승격시켜 글로벌 경쟁에 나서도록 했다.

이에 따라 김용흠(57) 화학사업부문장이 화학 CIC 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SK에너지 기술원을 CIC 형태로 운영하고, E&P 사업의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도록 자원개발본부를 CEO 직속조직으로 분리·독립시켰다.

(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ckch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