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라는 게 요상합니다. 한 번 박히면 좀체 바뀌지 않습니다. 이것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기업도 그렇습니다. 델(Dell)은 실용적인 PC를 판매하는 기업으로 유명하죠. 그런데 ‘실용적’이란 이미지가 ‘싸구려’로 굳어지고 말았습니다. ‘봉투의 굴욕’은 델로서는 참기 어려울 겁니다.

(참고) ‘봉투의 굴욕’ 동영상

델 창업자인 마이클 델은 2007년 최고경영자(CEO) 복귀 후 이미지 쇄신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중 하나가 29일 발매한 와이드스크린 노트북 ‘래티튜트 Z600’입니다. 이 제품은 무선충전이 가능하고 화면이 16인치로 맥북에어보다 큰데도 더 가볍고 더 얇습니다.

보도자료에는 ‘세계에서 가장 얇고 가벼운 16인치 노트북’이라고 써놨습니다. 디자인에 대해서는 ‘프리미엄’이라고 자평했고 다양한 ‘선구적인 기능’을 갖췄다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다’, ‘세계에서 가장 얇다’, ‘프리미엄이다’…우리 기업들의 보도자료와 마찬가지로 최상급이 총동원됐습니다.






도드라지는 특징은 다양한 무선 기능입니다. 특히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다는 게 이색적인데 ‘세계 최초’라고 합니다. 델이 세계 최초라…. 또 와이파이(WiFi), 블루투스는 물론 와이맥스와 이동통신도 지원합니다. 외부 디스플레이에 무선으로 동영상을 스트리밍하는 도킹 스테이션(199$)도 있습니다.

인스턴트온(Instant-on) 기능도 갖췄습니다. ‘래티튜트 온’이 내장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노트북을 켜자마자 브라우저를 띄우고 이메일을 확인할 수 있겠죠. 프로세서는 인텔 코어2 듀오 SU9600과 SU9400, 메모리는 4기가(GB) DDR3입니다. 이밖에 스크린 상단 중앙엔 200만 화소 웹캠이 내장됐습니다.

가격은 2천 달러. 240만원쯤 됩니다. 비싸기로 유명한 애플의 맥북프로보다 비싼 것 같습니다. 델은 과연 Z600으로 다소나마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을까요? 최상급 보도자료나 경쟁사 제품보다 비싼 가격이 중요한 건 아니죠. 소비자들이 ‘프리미엄’이라고 평가해주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광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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