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의 1분기 실적이 악화됐다. 반면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은 시장점유율을 크게 확대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국 휴대폰 업체들이 경기 침체를 기회로 삼아 노키아 추격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노키아가 16일(현지시간) 발표한 1분기 실적에 따르면 노키아의 지난 1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전 분기보다 17.6% 줄어든 9320만대를 기록했다. 노키아의 분기 판매량이 1억대 미만을 기록한 것은 2007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이날 글로벌 휴대폰 '빅 5'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노키아의 1분기 시장점유율은 37%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분기(40.9%)에 비해 약 4%포인트가 떨어진 수준이다.

노키아의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줄어든 93억유로로 나타났다. 순익은 작년 1분기보다 90%나 줄어든 1억2200만유로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노키아가 저가 모델에 치중하면서 수익성이 나빠졌다"며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애플 블랙베리 등 새로운 강자들이 치고 나오면서 지배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오는 21일과 24일 각각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최근 휴대폰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1분기 점유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1분기 약 460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해 점유율이 사상 최고치인 19%대로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1분기 영업이익률도 9%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경우 삼성의 영업이익률은 노키아(8.9%)를 따라잡게 된다.

LG전자는 1분기 판매량이 소폭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점유율은 9%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LG전자의 점유율이 10%대까지 올라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4~5위권인 소니에릭슨 모토로라 등은 지난 1분기 휴대폰 판매량이 20~30%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