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속에서 통증감소에 획기적인 역할을 하는 유전자와 그 통증 억제 메커니즘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규명돼 `꿈의 진통제'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희섭(申喜燮) 박사팀은 과학기술부가 지원하는 창의적 연구진흥사업 연구를 수행한 결과 잠을 잘 때나 간질을 비롯한 여러가지 뇌질환에 걸렸을 때 의식을 차단하는데 관여하는 유전자 `T-타입칼슘채널'이 통증도 억제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뇌속 시상핵(視床核)에 존재하는 T-타입 칼슘채널은 그동안 간질, 치매, 파킨슨씨병, 우울증, 정신분열증 등 다양한 뇌신경 질환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신 박사팀은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시상핵이 일반 감각신호와 통증신호를 구별해 반응하며 이 중 통증신호는 T-타입 칼슘채널을 활성화해 결과적으로 이 캡슐이통증의 추가 유입을 막는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신 박사는 "생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일반 생쥐의 경우 통증신호를 차단해통증을 자체적으로 차단할 수 있었지만 시상핵에서 T-타입 채널을 제거한 돌연변이생쥐는 통증신호가 여과없이 뇌로 전달돼 더욱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그동안 학계에 보고된 바 없는 새로운 통증조절 메커니즘으로뇌가 수동적으로 외부의 모든 자극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이를 선별.조절할 수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T-타입 캡슐의 통증조절 메커니즘을 이용하면 통증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수 있는 `꿈의 진통제'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 박사는 "시상핵은 거의 모든 종류의 통증신호가 지나가는 길목으로 이곳에서작동하는 의식차단 유전자(T-타입 캡슐)를 이용한다면 다양한 종류의 통증을 조절할수 있는 꿈의 진통제가 개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 박사팀이 이번 연구에 사용한 `시상핵 감각신호 추출법'은 전기를이용해 뇌속의 생각을 컴퓨터에 저장.분석하는 첨단기술로 여러가지 뇌 신경질환의원인을 규명하는데도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신 박사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사이언스지(誌) 최근호(3일자)에 게재되며 다음달 미국 뉴올리언즈에서 열리는 신경과학 국제 학술대회에서도 발표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지일우기자 ci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