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원 < K-컨설팅그룹(주) 대표 >

디지털 교육혁명이 일면서 교육산업이 고속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불과 10년전만 해도 보잘 것 없었던 교육산업이 이제 디지털 혁명의 바람을 타고 거대한 황금시장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인터넷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초고속 통신망이 가상공간에서의 "지식 오아시스" 구축을 가능케 하고 온라인 교육이라는 새로운 학습방법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교육은 단순히 개개인의 학습방법 및 학습매체의 변화로 볼 것이 아니다.

인류 역사상 금속활자의 발명에 버금갈 수 있는 영향력을 갖고 있어 교육뿐 아니라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예측하기 어려운 막대한 파급효과를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 가상학교(Virtual School)의 등장 =데이터 베이스(Data Base) 강좌를 개설한 S대 A교수는 강의 교재 저자이자 개인적 친분이 있는 미국 대학의 B교수를 자신의 수업시간중 온라인으로 초대했다.

강의 교재 저자는 세계적인 석학으로 DB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누구나가 그의 저서를 교과서처럼 여기고 있다.

학생들은 최고 전문가를 실시간으로 만나 강의를 듣고 질의 응답을 하는 생생한 수업을 체험했다.

학생들은 비싼 돈을 들여 유학을 가지 않고도 한 학기 내내 캠퍼스에 개설된 가상교실에서 DB분야 최고 권위자의 수업을 들었다.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이젠 굳이 외국유학을 가지 않고도 국내에서, 안방에서 세계 석학들의 강의를 받고 학점을 이수할 수 있게 된 시대가 온 것이다.

선진국 유학의 학위증은 단지 ''선진국에 가서 공부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에 불과하다.

가상학교는 비단 대학에서만 열리는게 아니다.

초.중등교육에서도 가상학교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2000년 11월에 발간된 미래사회 예측, 전망에 대한 전문학술지인 ''퓨처(Future)''에 따르면 가상학교의 등장으로 학생들이 이수해야 할 정규교육 과정의 상당부분을 집에서 또는 여행지에서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해 학습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온라인 교육시장의 잠재력 =온라인 교육의 가장 근본적인 특징은 온라인교육을 통해 전통적 교육체제에서 발현되기 어려웠던 전문가들의 다양한 지식을 시간과 공간적인 제약을 받지 않고 학습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있다.

이에 따라 교육의 패러다임도 학교 중심에서 학습자(고객) 중심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지금 세계 도처에서 진행되는 디지털 기술에 의한 원격 또는 온라인 교육은 기존 교육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으로 다가오고 있다.

시장의 크기도 급팽창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00년도 전체 교육시장 규모는 보건산업에 이어 두 번째로 큰 7천7백20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약 9%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원격교육 시장규모는 2000년 20억달러에서 2003년에는 1백14억달러로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산업연구원과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교육시장 규모가 99년 서비스 6천2백억원, 콘텐츠 2천50억원에서 2000년 서비스 6천7백억원, 콘텐츠 3천44억원의 시장규모로 전년도에 이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자료에 의하면 2003년도 국내 온라인교육의 시장은 3조∼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 교육 콘텐츠가 경쟁의 관건 =온라인 교육시장에서 경쟁의 관건은 교육 콘텐츠(디지털화된 코스웨어,courseware)의 질적 수준에 의해 좌우된다.

양질의 콘텐츠가 뒷받침되지 않는 시장 선점효과는 크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1∼2년 동안은 콘텐츠보다 자본의 크기에 의한 경쟁이 치열할 것이다.

초기 시장에서 고객 확보를 위한 무료교육 및 출혈경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소위 ''클릭 앤드 모르타르(Click & Mortar)''라 불리는 온라인기업과 전통기업간 합병 및 전략제휴가 활발히 진행될 전망이다.

아직은 오프라인 기반 없이 온라인만으로 교육사업을 전개,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장여건이 충분히 성숙돼 있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chul@technovalu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