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사이에 영어 호칭을 사용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자유로운 사내 문화를 연출하기 위한 아이디어의 하나로 "님"을 붙이는 대신 영어호칭을 사용,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추구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솔루션 제공업체인 이네트는 지난 2월부터 1백40여명의 직원들이 서로 영어 이름을 부르고 있다.

이 회사에서 박규헌 사장은 크리스(Chris),이도광 이사는 앨리드(Allied),총무를 담당하는 표지선 씨는 리키(Ricky)로 통한다.

헬로아시아코리아는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가 영어 호칭은 물론이고 청소당번까지 교대로 맡는다.

할아버지 고향인 개성 송도의 영문 발음을 본따 샌더(Sandor)로 불리는 허민영(29) 사장도 청소당번에 예외는 아니다.

영업담당 김석종 씨는 "석종"의 영어식 표현인 스톤벨(Stone Bell),키가 가장 큰 노태균 씨는 빅티(Big T)로 불린다.

이 회사에서 영어 이름 대신 "님"자를 붙여 부르면 벌금 1만원을 내야 한다.

또 사장을 비롯한 모든 직원이 같은 넓이의 공간에서 동일한 책상과 의자를 사용하고 있다.

인터넷 컨설팅업체인 EC유니온에는 고정적인 팀장이 없다.

프로젝트에 따라 20여명의 사원 누구나 팀장이 될 수 있으며 사원들간 평등문화를 만들기 위해 영어 별칭을 쓰고 있다.

벤처문화를 따라잡으려는 홍보대행사도 이런 분위기에 가세했다.

KPR 역시 사내에서 영어호칭을 고수하고 있다.

이도광 이네트 전략기획실 이사는 "인터넷 시대에 걸맞게 사원들간 자유로운 의사교환을 위해 영어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며 "글로벌한 사고와 신속한 의사결정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musoyu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