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여의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대회의실.최근 몇년새 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의 시장 공략으로 고사위기에 처한 3백여명의 슈퍼마켓 주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 동네 ''구멍가게'' 주인들은 자신들이 처한 현실과 달리 다소 들떠있는 분위기였다.

전국 5만여 슈퍼마켓을 회원으로 갖고 있는 한국체인사업협동조합과 전자상거래업체인 아이티웰이 공동으로 마련한 이날 인터넷쇼핑몰사업 설명회에 참석한 이들은 최근 폭발하고 있는 전자상거래에 상당한 희망을 걸고 있는 모습이었다.

전국에 거미줄처럼 깔려 있는 회원 슈퍼마켓을 네트워크로 묶어 인터넷쇼핑 및 물류거점으로 활용할 경우 전자상거래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라는 기대였다.

최근 유통업계의 화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이다.

전자상거래의 급팽창과 함께 인터넷쇼핑몰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물류 및 쇼핑거점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물류 및 쇼핑망을 갖추지 못한 온라인업체들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슈퍼마켓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등 전국적인 체인망을 갖춘 오프라인 유통업체와의 짝짓기가 한창 진행중이다.

체인사업협동조합은 5월1일 아이티웰과 공동으로 74억원을 투자해 케이시시웰컴이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인터넷쇼핑몰 사업을 전개한다.

오는 9월 정식 출범하는 케이시시웰컴은 중소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3천여개 식생활용품은 물론 꽃 서적 의류 컴퓨터 등 다양한 상품을 취급한다.

상품 배달주문은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며 가맹 회원점포망을 통해 전국 어디서나 5시간내 배송을 완료하는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여의도 설명회를 시작으로 27일까지 대전 광주 부산 울산 대구 등 전국 주요 7개 도시에서 설명회를 겸한 로드쇼를 마친다.

이번 로드쇼를 계기로 올해말까지 3천개 슈퍼마켓을 인터넷쇼핑몰 가맹점으로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체인사업협동조합의 신용원 이사장은 "현재 수천개의 쇼핑몰이 운영되고 있지만 실물 유통조직망이 없어 소비자 신뢰도가 떨어지고 동시에 물류기능이 없어 주문상품의 신속한 배달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케이시시웰컴은 그러나 실물매장(슈퍼마켓)과 온라인쇼핑몰을 동시에 운영해 유통산업에 일대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에는 전국 3만여 회원사를 갖고 있는 또다른 슈퍼마켓연합체인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가 인터넷쇼핑몰업체인 알짜마트(www.alzzamart.com)와 손잡고 (주)코사알짜를 설립했다.

앞으로 소비자들은 알짜마트에서 인터넷으로 주문한 후 가까운 동네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전달받고 그때 대금을 지불하면 된다.

우선 올해중 전국 2천개 슈퍼마켓을 인터넷쇼핑 서비스 및 물류거점망으로 확보키로 했다.

영세슈퍼마켓뿐만 아니다.

롯데 등 대기업도 온라인.오프라인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롯데는 올초 롯데닷컴을 설립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롯데닷컴은 롯데백화점 롯데마그넷 세븐일레븐 롯데리아 등 실물 유통망을 롯데의 인터넷사이트인 ''헬로우서울(www.helloseoul.co.kr)''과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롯데닷컴 사이트에서 고객이 제품을 주문하면 가장 가까운 실물매장에서 해당 제품을 전달해주고 대금도 그때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롯데는 이같은 실물 유통망의 확대를 위해 최근 편의점 로손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자상거래시장 주도권이 기존의 순수 인터넷기업에서 점차 유통업체를 거느리고 있는 기업들로 넘어가고 있는 추세"라며 "따라서 온라인과 오프라인간 결합은 전자상거래시대 유통업체들의 필수 과제"라고 말했다.

김수찬 기자 ksch@ked.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