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의 재편 시나리오에는 삼성이 빠져 있다.

그러나 삼성은 국내 통신장비 분야 최대기업(삼성전자)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통신업계 재편에 가장 강력한 변수로 꼽혀 왔다.

삼성이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그동안 삼성전자는 향후 통신업계의 최대 관심사인 IMT-2000 사업권을 두고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이와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이 한솔엠닷컴을 인수해 독자적으로 통신 사업자로 나설 것이라는 설과 한국통신과 SK텔레콤 등의 컨소시엄에 일정 지분을 갖고 참여할 것이라는 얘기들이 나돌았다.

그러나 삼성은 IMT-2000 사업자로 나서는 계획을 접었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다시말해 기존의 통신장비 업체로 남겠다는 얘기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내부 보고서로 만든 "IMT-2000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자료에서도 드러난다.

삼성은 이 보고서를 통해 "IMT-2000 가입자가 빨라야 2010년께 지금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준을 넘어설 전망이므로 사업자로서는 당장 실익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실제 IMT-2000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사업자들의 경우 초기 망설비 투자비로 수조원을 쏟아부어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삼성으로서는 굳이 사업자로 진출하기보다는 장비업체로 남아도 충분히 앉아서 돈벌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로서 삼성은 지금의 통신업계 구조재편에서 한발 물러서 관측하는 입장을 견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정종태 기자 jtchung@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