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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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비만치료제 품귀 현상에 직접 원료를 '직구'해 복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FDA에 세마글루타이드 복합물을 섭취한 사람들에게 문제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살 빼는 약의 원료를 자의적으로 복용하는 행위에 대해 위험성을 경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세마글루타이드는 FDA가 당뇨병과 비만치료제로 승인한 약물로, 오젬픽과 위고비 등 최근 인기를 모으며 품귀 현상을 빚는 비만치료제의 원료다. 두 약품 모두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노디스크에서 만든다.


오젬픽과 위고비는 본래 당뇨 치료를 위해 출시됐지만, 체중 감량에 효과를 봤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미국 부유층의 다이어트 보조제로 더 많이 애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세계적인 갑부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를 비롯해 미국 사교계를 대표하는 '금수저' 카다시안 자매도 이들 약품을 먹고 살을 뺐다고 밝혔다.

다이어트 보조제로 인기를 끌면서 당뇨병 환자들에게 공급되는 물량까지 부족해졌다. 이에 따라 일부 소비자들은 오젬픽과 위고비 대신 세마글루타이드가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염을 약국과 온라인 등에서 주문해 복용하게 되면서 일부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품귀 탓에 특정 약품을 구할 수 없을 경우 약사가 약품의 원료를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다. 원료 직구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해당 원료에 대해서는 사전에 안전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FDA는 세마글루타이드 복합물 섭취와 관련한 안전 문제의 구체적인 내용과 신고 건수 등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세마글루타이드를 (당뇨병과 비만치료제로) 승인했지만, 세마글루타이드 복합물에 대해선 안전성과 품질 등을 검토한 적이 없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노보노디스크도 세마글루타이드 복합물 복용은 약물 제조에 사용되는 세마글루타이드와 안전성과 품질, 효능 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