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요양원에서 경찰이 쏜 테이저건에 맞아 두개골 골절이 골절된 95세 치매 할머니가 끝내 사망했다.

24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BBC 등에 따르면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경찰은 성명을 통해 "오늘 밤 95세의 클레어 나우랜드가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 앞에서 평화롭게 사망했다"라고 밝혔다.

나우랜드 할머니는 지난 17일 새벽 4시께 호주 수도 캔버라에서 남쪽으로 약 114㎞ 떨어진 쿠마 마을의 요양원에서 경찰이 쏜 테이저건에 맞고 쓰러졌고 두개골이 골절되면서 병원에 입원했다.

당시 경찰은 NSW주 스노위 마운틴 지역에 있는 한 요양원에서 치매를 앓고 있는 나우랜드 할머니가 칼을 들고 돌아다닌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출동한 경찰은 할머니가 칼을 들고 있었고 몇 분 동안 칼을 버리라고 요구했지만, 오히려 경찰에게 다가와 테이저건을 2발 발사했다고 설명했다.

할머니가 칼을 들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스테이크용 나이프였고, 보행 보조기에 의존해 매우 천천히 움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찰의 과잉 제압이라는 비판과 항의가 잇따랐다.

결국 나우랜드 할머니에게 테이저건을 쏜 33세의 경찰은 정직 처분을 받았고, 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나우랜드 할머니는 치매를 앓기 전 쿠마에 있는 자선 상점에서 자원봉사를 했고, 2008년 80세 생일을 맞아 캔버라에서 스카이다이빙을 성공시켜 지역 사회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