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EU)이 유럽경제를 낙관하는 전망을 내놨다. 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를 벗어나며 올해부터 내년까지 경제 회복세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15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는 EU 회원국인 27개국의 경제 성장률을 평균 1%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1.6%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월보다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다. 유로화 사용 20개국으로 한정하게 되면 올해 1.1%에 이어 내년 1.6%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에너지 가격이 안정되면서 올해 경제 전망을 낙관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이며 원자재 가격 상승 폭이 줄어든 것이다.

EU 집행위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EU는 러시아 가스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수급처를 다각화한 데 이어 가스 소비량도 크게 줄어 에너지 위기를 거의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일랜드가 유럽 경제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2021년 13.6% 경제가 성장한 데 이어 지난해 12%로 성장세가 가팔랐다. 올해도 5.5% 이상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유럽의 금융 허브로 거듭나고 있는 프랑스도 올해 GDP 증가율이 0.7%를 기록한 뒤 내년에는 1.7%에 다다를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인플레이션은 쉽사리 억제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EU 집행위는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5.8%로 종전보다 0.2%포인트 올려잡았다. 내년 전망치는 2.8%로 종전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유럽중앙은행이 올해 8월까지 기준금리를 3.75%에 맞출 전망이다.

EU 집행위는 이날 성명을 통해 "기업 마진율이 줄어들어 임금 인상률이 낮아지게 되면 근원 인플레이션이 완화할 것"이라며 "다만 서비스 업종에서 가격이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