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미국 중소은행의 줄도산 공포가 끊이질 않는 가운데 미 중앙은행(Fed)이 긴축(기준 금리 인상)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19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에서 Fed가 이달 기준 금리(현행 연 4.50~4.75%)를 동결할 확률은 35% 가량에 불과했다. 베이비스텝(한번에 기준 금리 0.25%포인트 인상) 확률은 64.2%였다. Fed는 오는 21~22일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한국시간 23일 새벽 금리를 발표한다.


SVB 사태 이후 CS 등 전 세계 금융권에서 파산 위기가 번지고 있지만,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한 금리 인상을 계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도 기준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면서 "추가적인 긴축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전망과 달리 Fed가 더 확실하게 긴축의 고삐 죌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제학 교수 및 이코노미스트들 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를 토대로 "올해 안에 미국 기준 금리가 연 5.5%를 웃돌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고 보도했다. 올해 Fed가 생각하는 최종 금리 상단이 연 5.5%와 연 6% 사이에 안착할 것이라는 응답 비중은 49%로 지난 12월 설문 당시의 18%보다 늘었다.

연 6%를 넘길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16%, 연 5.5%를 밑돌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35%인 것으로 나타났다. 70%에 가까운 응답자는 Fed가 내년이 되기 전에 피벗(Pivot·기준 금리 인하로 정책 전환)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캘리포니아 버클리대의 욘 스타인슨 교수는 연준과 규제기관들이 이번 소동을 성공적으로 차단했다며 "긴축 사이클을 크게 바꾸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