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대형 게임업체 블리자드액티비전을 인수하기 위해 경쟁사인 엔비디아와 손을 잡았다. MS의 독과점을 우려해 인수에 제동을 건 규제당국을 설득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MS는 2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게임업계 경쟁사인 엔비디아와 10년간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MS 게임기 시리즈인 엑스박스의 PC 게임을 엔비디아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지포스 나우’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MS는 지난해 ‘콜 오브 듀티’ ‘캔디 크러쉬’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인기 게임 개발사인 블리자드를 687억달러(약 89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 계약이 성사되면 MS의 인수합병(M&A)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 거래가 된다. 동시에 중국 텐센트, 일본 소니에 이어 세계 3위 게임업체로 도약한다.

각국 반독점 규제기관은 물론 엔비디아 소니 등 경쟁사들도 인수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클라우드 게임의 시장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MS는 이번 협력안 발표로 엔비디아를 우군으로 확보하게 됐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짐 라이언 소니게임 대표도 참석했다.

브래드 스미스 MS 최고법률책임자는 “엔비디아와의 계약은 규제당국이 그동안 제기해 온 모든 이슈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소니와도 같은 방식으로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