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악화한 건강 상태가 최근 재판 과정에서 이목을 끌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법원에 출석해 “허리 통증이 심해서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고 발언했다. 머스크는 2018년 테슬라 자진 상장폐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트윗한 건과 관련해 투자자들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제기된 소송을 당해 최근까지 재판받았다. 이 사건을 심리한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지난 3일 만장일치로 머스크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평결했다. 머스크의 모친인 메이 머스크는 이날 아들의 승소를 축하하면서 “이제는 잠을 보충해야 한다”고 트윗했다.

WSJ은 “자신을 실무자급 업무까지 확인하는 이른바 ‘나노 매니저’로 칭해온 머스크는 거의 잠을 자지 않고 업무에 전념하면서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을 급성장시켰다”며 “하지만 이런 업무수행 방식 때문에 올해 51세인 그는 건강을 해치는 대가를 치르게 됐다”고 평가했다. 재판 중 머스크는 하루 동안 법원에 출석했다가 테슬라 행사에 참석한 뒤 테슬라 인공지능(AI) 팀과 회의까지 소화하는 강행군을 해 화제가 됐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해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인수한 뒤 업무 시간이 주 80시간에서 120시간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한 콘퍼런스에서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뒤 일주일 내내 잠을 잔 다음 일하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위터를 인수하기 전 머스크는 TV 프로그램 SNL에 출연해 보통 새벽 3시에 잠자리에 들어 6시간가량 눈을 붙였다가 업무를 본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자신이 불면증 치료제를 이용하고 있다고 트윗한 적도 있다.

머스크는 두 번째 결혼생활을 하던 수년 전 스모 선수와 시합했다가 요통을 얻게 됐다. 이와 관련해 2020년 그는 목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수술받았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머스크는 트위터가 손익분기점을 향해 가고 있다고 트윗했다. 그는 지난 3개월 동안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경영하면서 트위터를 파산 위기에서 건져내느라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도 트윗했다. 단 트위터 재무 상황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개선됐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