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정찰기구로 추정되는 물체(사진)가 미국 상공을 날아다녀 미 당국이 격추를 검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물체가 미국의 중요 미사일 격납고 주변 상공까지 접근하면서다.

2일(현지시간) 미 국방부는 며칠 전 풍선 모양의 정찰기구가 미 본토 상공에 진입한 것을 확인하고 유인 군용기를 출격시켜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국방부 고위 관계자가 “정찰기구의 용도는 감시용이 분명하다”면서도 “첨단 기술이 탑재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 당국은 전날 정찰기구가 몬테나주 상공에 있을 때 격추를 검토했다고도 밝혔다. 몬테나주에는 미국의 3대 핵미사일 격납고 중 하나인 맘스트롬 공군기지가 있다.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지하격납고(사일로)가 위치한 곳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 정찰기의 비행 경로가 여러 민감한 지역들을 포함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 사실은 즉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보고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격추를 검토했으며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이 파편이 떨어질 경우 민간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등 안전 문제가 있어 격추하지 않을 것을 권고했다고 미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현재 필리핀을 방문 중인 오스틴 국방장관도 현지에서 고위급 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에 이를 놓고 문제제기를 한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는 이 풍선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으며 외국의 어떠한 정보 위험에도 대비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은 최근 대만과 남중국해를 놓고 갈등하면서 군사적 긴장이 높아져 있다. 안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오는 5~6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정찰기구 문제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