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최근 3주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미국의 경기지표가 둔화되며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불어난 상황에서 중국 원유 수요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면서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 장보다 1.49달러 하락한 배럴당 80.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4일 5% 이상 하락한 이후 약 3주 만의 최대 낙폭이다. 당시 배럴당 70달러 초반대였던 WTI 가격은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주 80달러선을 돌파했지만 다시 깨질 위기에 놓였다.

이날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 브렌트유 3월물은 전장보다 1.77달러(2.01%) 떨어진 배럴당 86.42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24일 S&P글로벌이 발표한 미국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6.8로 전달(46.2)보다 소폭 개선됐다. 제조 및 서비스 부문의 활동을 합산한 1월 합성 PMI 예비치는 44.6로 3개월 만의 최고치였다. 그러나 7개월째 50을 넘지 못하고 있다. 50 미만은 경제활동이 둔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 외환중개업체 OANDA의 에드 모야 수석 애널리스트는 “일부 에너지 트레이더들은 중국의 원유 수요가 이번 분기에 얼마나 빨리 회복될지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미국 최대의 철도운영기업 유니온퍼시픽과 헬스케어, 운송 등 여러 사업을 운영하는 3M이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낸 것도 경기비관론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다. 에드 모야 애널리스트는 “실적 결과가 경제에 대한 단기적인 낙관론을 위축시키면서 유가도 최근의 상승분을 반납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하락한 국제유가 [오늘의 유가 동향]
25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공개할 주간 원유재고가 대폭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로이터는 “20일로 끝난 지난주 원유재고 전주 대비 약 100만배럴 늘었을 것으로 추정했으나, 최근 한 업계 관계자가 미국석유협회(API) 수치를 기반으로 지난주 원유재고가 340만배럴 증가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非)OPEC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는 다음달 1일 열리는 회의에서 산유량에 변화를 주지 않을 예정이다. OPEC+은 지난해 11월부터 하루 원유 200만배럴 감산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JP모간은 올해 중국 원유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면서도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평균 90달러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간은 보고서를 통해 “주요한 지정학적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한 올해는 수요보다 공급이 많을 것”이라며 “국제유가가 올해 100달러를 돌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