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종 변이가 복통과 설사를 유발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지사제 사재기 바람이 불고 있다.

2일 중국신문망은 지난달 3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최근 세계 각지에서 XBB 변이가 번지고, 미국에서는 XBB1.5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지배종이 됐다"며 "이 변이는 복통과 설사를 일으킨다. 지사제인 '멍퉈스싼'을 사놓으라"는 글이 올라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상하이 입국자 가운데 XBB 변이 감염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네티즌들이 이 글을 퍼 나르면서 인터넷에 급속히 유포됐고, 한때 멍퉈스싼이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또 온라인 약품 판매 플랫폼들마다 이 약을 비롯해 각종 지사제가 순식간에 동나며 품귀 현상을 빚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 갑에 7위안(약 1290원)이던 멍퉈스싼 가격은 하루 새 36.5위안(약 6700원)으로 4배가량 급등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광둥성 인민병원 소화기내과 랴오산잉 주임은 "코로나19 감염의 주된 증상은 호흡기 계통에서 나타나지만 10%의 감염자는 구토, 설사, 복통 등 증세를 일으킨다"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장염을 유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신종 변이뿐 아니라 로타바이러스 등 다양한 바이러스가 설사를 유발한다.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 상하이 아동병원 약학부 리즈링 주임은 "멍퉈스싼은 엄밀히 말하면 지사제가 아니라 바이러스 흡착제로, 급성이나 만성 설사 치료에 쓰인다"면서 "임상 효능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해 국내외 의학계에서는 일반 지사제로 권장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방역 완화 이후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중국에서는 해열제와 신속 항원검사 키트, 산소 호흡기 사재기 바람이 불었고,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다는 소문에 한때 복숭아 통조림, 식초, 레몬 등도 불티나게 팔렸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