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리보핵산(mRNA) 신약 개발사인 모더나의 주가가 하루 만에 20% 급등했다. 이 업체가 발표한 mRNA 항암제의 임상 결과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13일(현지시간) 모더나 주가는 나스닥시장에서 전일 대비 19.63% 오른 197.5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 중순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모더나는 이날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을 앓는 환자 157명을 대상으로 한 mRNA 신약후보물질의 임상 2상 결과를 공개했다. 미국 제약사 MSD의 항암제 키트루다와 병용 투여한 이 임상에서 mRNA 신약 투여군의 사망·재발 위험이 미(未)투여군보다 44%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더나는 mRNA로 코로나19 백신을 만들 때와 동일한 제조공정을 이번 항암제 개발에 적용했다. 이 항암제는 면역세포(T세포)가 암세포를 탐지해 공격하는 것을 도와주는 원리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임상 데이터를 놓고 “내 최고 기대치보다 높은 결과”라며 “P값이 0.0266으로 매우 낮게 나왔다. 이건 진짜다”고 강조했다. P값은 실험군과 대조군 간 통계 차이가 얼마나 유의미한지를 확인하는 지표다. 이 값이 낮을수록 실험 결과가 우연에 의한 결과일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다. 통상 P값이 0.05 미만이면 통계적 유의성이 충분한 것으로 간주한다.

신약후보물질의 안전성은 미투여군(키트루다만 투여)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거의 없었다는 게 방셀 CEO의 설명이다. 그는 “mRNA 기술은 더 많은 암종 치료에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2023년 MSD와 (임상 3상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의료전문 투자은행인 SVB리링크는 이날 “모더나가 개인 맞춤형 암 백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며 생긴 투자자들의 불안에 잘 대처했다”며 “임상 데이터에 대한 반응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mRNA 분야를 모더나와 함께 선도하고 있는 화이자도 이날 주가가 전날보다 1.74% 오른 53.0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화이자가 전날 내놨던 사업 계획에 시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화이자는 2030년까지 독감·코로나19 혼합 백신, 대상포진 백신 등을 mRNA로 만들어 연매출 100억~150억달러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개발 중인 비만치료제는 주사제인 경쟁제품과 차별화해 알약으로 만들면 연매출 100억달러를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