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가 내년 최저임금을 20% 인상하기로 했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반영했다는 설명이지만 최저임금 인상이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멕시코는 내년 최저임금을 하루 207페소(10.82달러)로 기존 172.87페소(9.03달러) 대비 19.7%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위치한 노동자들의 경우 하루 최저임금이 260페소에서 312페소로 20.0% 오른다.

멕시코는 2018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취임한 후 매년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률을 지키고 있다. 지난해 하루 최저임금은 전년보다 22% 올렸다.

올해는 식량과 에너지 등 필수재 가격이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을 고려했다는 것이 오브라도르 행정부의 설명이다. 멕시코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8.14%로 전월(8.53%)보다 소폭 둔화됐다.

그러나 임금 인상으로 고물가가 심화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멕시코 은행 방코바세의 가브리엘라 실러 이코노미스트는 “인상폭이 지나치게 가파르고 생산성 향상이 동반되지 않았으며, 몇 년째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돼 왔다”고 지적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