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러시아산 원유에 적용할 가격 상한선을 배럴당 60달러로 제안했다.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는 오는 5일부터 적용된다.

1일(현지시간) EU 집행위는 27개 회원국에 이같이 제안했다. 상한선을 배럴당 60달러로 하되 2개월마다 한 번씩 조정할 필요가 있는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러시아 원유 수출가보다 상한선을 최소 5% 낮게 설정하자는 안도 포함됐다. EU 회원국이 합의를 이루면 주요 7개국(G7)과 호주도 이를 따르기로 했다. 배럴당 60달러는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의 70% 수준이다. 이날 브렌트유 선물(내년 2월물) 종가는 배럴당 86.88달러였다.

단,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가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러시아산 우랄유는 배럴당 60~70달러에서 주로 거래돼 왔지만, 최근 한때 배럴당 48달러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상한선이 우랄유 거래가보다 낮을수록 러시아의 돈줄을 말리는 효과는 커진다. 하지만 러시아가 원유 수출을 중단해 국제 유가를 끌어올리고 세계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위험이 있다. 반대로 상한선이 우랄유 실거래가보다 높을 경우엔 제재 효과가 떨어진다.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가 시행되면 EU와 G7, 호주는 상한선 이상의 가격으로 수출되는 러시아 원유에 대한 보험, 운송 등 해상 서비스를 금지한다. 이 분야에서 서방의 영향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러시아의 원유 수출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진다.

EU는 가격 상한제와는 별도로 5일부터 러시아산 원유의 해상 수입을 금지하는 데 이미 합의를 이뤘다. 내년 2월 5일부터는 러시아산 석유제품 수입도 금지된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