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생 전기차 업체인 카누 주가가 25일(현지시간) 뉴욕 나스닥 증시에서 오랜만에 상승 반전했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지분 추가 매수 소식 덕분이다. 하지만 지난 1년간 90% 넘게 떨어진 상태다.

카누는 이날 규제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CEO 등이 주식을 취득했다”고 신고했다.

대주주이자 CEO인 토니 아퀼라는 이번에 카누 주식을 900만 주 사들였다. 취득 가격은 주당 1.11달러다. 총 1000만달러어치다.

취득주의 절반은 아퀼라 CEO 개인이, 나머지는 개인회사를 통해 매입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경영진의 자사주 취득은 주가엔 호재로 작용한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경영진이 회사 미래를 밝게 보고 있으며, 바닥이 가깝다고 여기는 신호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카누는 2017년 도이치뱅크 및 BMW 출신들이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이후 초기 투자자였던 아퀼라 CEO가 경영을 맡고 있다.

카누는 현대·기아차와도 인연을 맺고 있다. 현대차가 2020년 2월 카누와 전기차 플랫폼 공동 개발을 위한 제휴를 맺었다. 같은 해 12월엔 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나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올해 4월 NASA(항공우주국)의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카누는 전기로 구동하는 탐사 차량 제작을 맡기로 했다.

다만 5월에 대형 악재가 터졌다. 1분기 실적 발표 후 “1개 분기밖에 견딜 수 없는 최악의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인 카누 주가는 지난 1년간 90% 넘게 하락했다.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인 카누 주가는 지난 1년간 90% 넘게 하락했다.
돌파구는 외부 기업들과의 대량 구매 계약이었다. 올 7월 월마트와 4500대의 전기 배송 차량 계약을 체결했다. 최대 1만 대까지 확대할 수 있는 계약이었다. 내년부터 차량 배송을 개시할 예정이다. 다만 월마트는 1개월 전 공지를 통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옵션을 확보했다.

10월엔 렌터카 업체인 지바와 킹비에서 각각 3000대 및 9300대의 대량 계약(플리트)을 따냈다. 이에 따라 카누가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카누 주가는 지난 1년간 90% 이상 떨어졌으나 이날 장중 4% 넘게 올랐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