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터키)가 이라크 북부와 시리아 북부에서 지상 작전을 펼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튀르키예에서 쿠르드계 무장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테러 공격이 잇따라 발생하면서다.

21일(현지시간) 국영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카타르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우리는 예전부터 말해왔다. 누군가가 우리나라를 어지럽힌다면 상대는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의 남쪽으로는 그런 공격을 계획하거나 이미 위협을 가하는 테러 단체들이 많고 우리가 이라크 북부와 시리아 북부를 공격하더라도 그 누구도 우리의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작전은 공중 공습에만 국한하지 않을 것이며 지상군을 참여하게 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 같은 경고는 튀르키예 국경 마을인 카르카므시 지역에 미사일이 떨어져 3명이 숨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날 AP통신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쿠르드계 무장세력이 쏜 것으로 추정되는 로켓 여러 발이 떨어져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이날 공습으로 카르카므시 내 고등학교와 집 2채, 튀르키예와 시리아 사이의 국경 관문 근처를 지나던 트럭 등이 미사일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술레이만 소을루 튀르키예 내무장관은 "국경 지역을 표적으로 한 쿠르드계 무장세력의 포격으로 최소 3명이 숨지고 10명 이상 부상했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당국은 쿠르드 민병대(YPG)가 통제하는 시리아 코바니 지역에서 로켓이 발사된 것으로 추정하고 반격 수위를 더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다. 소을루 장관은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이번 공습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로켓 공습의 원인은 지난 13일 이스탄불 번화가에서 발생한 폭탄테러에 대한 맞대응이라는 것이 튀르키예 당국의 분석이다. 이스탄불 번화가 테러로 6명이 숨지고 80여명이 부상했고, 튀르키예 정부는 이 사건의 배후로 쿠르드 무장세력을 지목하며 19일 전투기를 앞세워 시리아 북부와 이라크 북부의 마을을 폭격했다.

튀르키예는 자국 동부 및 이라크 북부, 시리아 동북부 등지를 거점으로 하는 쿠르드계 분리주의 무장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쿠르드 민병대(YPG) 등을 비롯한 세력과 긴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