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천연가스(LNG)선 운임이 사상최고가를 기록했다. 유럽과 아시아 등지에서 LNG 수요가 폭증한 여파다. 수요가 더 늘어날 올해 겨울에는 운임이 지금의 두 배로 뛸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 화물정보제공업체 발틱익스체인지 자료를 인용해 최근 LNG선 하루 운임이 45만달러(약 6억4000만원)로 오르며 사상최고가를 기록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초보다 6배 뛰었다. 지난해만 해도 LNG선 하루 운임은 3만~30만달러 사이를 오갔다. 운임은 선박 종류, 항해 거리, 항로 등을 반영해 결정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유럽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에너지 대란이 일어나면서 LNG 수요가 급증한 여파다. 미국과 카타르, 호주 등에서 생산되는 LNG 중 상당수가 유럽 및 아시아를 향하면서 LNG선 예약이 꽉 찬 상태다. 게다가 유럽 앞바다에는 하역할 곳을 찾지 못한 LNG선들이 배회하고 있어 선박 공급대란이 더 심해졌다.

LNG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선박에서 LNG를 하역하지 않고 유리한 조건에서 협상해 더 높은 가격을 받으려는 경우도 급증했다. 트레이더들에 따르면 유럽과 아시아의 LNG 수입가격은 미국 생산가의 6배 수준으로 책정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LNG선 운임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와 북유럽을 잇는 주요 항로 기준으로 곧 하루 요금이 50만달러를 넘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회사 클락슨은 겨울에는 하루 100만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놨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