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에 대한 애국심에서 행동"…현직 의사인 부인도 함께 붙잡혀
전직 美군의관, 러시아에 미군 의료정보 넘기려다 FBI에 덜미
전직 미군 장교와 그의 부인이 러시아에 미군의 의료 정보를 넘기려다가 러시아 당국자로 위장한 연방수사국(FBI) 요원에게 덜미를 잡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법무부는 이날 전직 소령이자 노스캐롤라이나주(州)의 육군 기지 '포트 브래그'의 의사였던 제이미 리 헨리와 마취과 의사인 그의 부인 애나 가브리엘리안이 개인 식별이 가능한 미군 기지 내 환자의 건강 정보를 불법으로 공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메릴랜드주 연방지방법원에 제출된 공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이 같은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이 미국 정부·군대와 관련된 개인의 의료 상태를 파악할 수 있게 도우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브리엘리안은 8월 17일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한 호텔에서 러시아 당국 관계자로 위장한 FBI 요원을 만나 "러시아에 대한 애국심이 (이런 행위의)동기를 부여했다"며 어떤 결과가 따르든 러시아를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 헨리가 미군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며 남편을 계획에 끌어들이는 것을 자청했다.

이후 같은 날 이어진 만남에서 남편인 헨리 역시 러시아 군대에 자진 입대를 고려할 정도로 자신이 러시아에 충성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동참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증오를 표출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인을 대리로 세우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 부부는 FBI 요원에게서 러시아 스파이와 관련된 서적까지 받아 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남편 헨리는 의료정보보호법(HIPAA) 위반을 우려하며 미군 의료 정보 제공을 망설이기도 했으나, 가브리엘리안은 이런 헨리를 '겁쟁이'라고 비난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브리엘리안은 결국 8월 말 전·현직 군 관계자와 이들의 부인에 대한 정보를 실제로 넘겼다.

헨리의 변호인 측은 헨리가 가택 연금에 처해졌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가브리엘리안 변호인 측은 이 사건과 관련된 질의에 아직 답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