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밟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월가에선 뉴욕증시가 추가 하락할 것이란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JP모간은 약세장에서도 시장수익률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반도체 종목으로 마벨테크놀로지와 브로드컴을 꼽았다. 경기가 나빠져도 이들 기업 제품의 수요가 비교적 탄탄할 것이란 분석이다.

마벨, HDD·SDD 고성장 수혜

"마벨·브로드컴, 약세장 버틸 반도체株"
21일(현지시간) 미국 투자정보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할란 서 JP모간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성장성이 높은 반도체기업으로 마벨테크놀로지를 추천했다. 글로벌 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인 마벨은 네트워크·스토리지 등 고성능 데이터 인프라 제품을 개발해 클라우드용 반도체 솔루션을 제공한다.

서 애널리스트는 마벨 제품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성장성을 높게 평가했다. 마벨이 판매하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제품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HDD와 SSD의 향후 4년간 연평균 매출성장률(CAGR)은 각각 13%, 32%에 달한다.

기업 인수합병(MA&)에 따른 시너지도 본격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마벨은 클라우드 서비스 관련 기업들을 인수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미국 네트워크 반도체기업 인피를 100억달러에 사들인 데 이어 올해 클라우드용 이더넷 스위치를 만드는 업체인 이노비움도 11억달러에 인수했다.

금융정보업체 팁랭크에 따르면 마벨의 목표주가는 72.63달러다. 이날 주가(45.46달러) 대비 59.8%의 상승 여력이 있다. 애널리스트 19명 중 17명이 마벨에 대해 ‘매수’ 의견을 냈다. 2명은 ‘중립’이었다.

빅테크 고객사 확보한 브로드컴

JP모간이 두 번째로 꼽은 종목은 브로드컴이다. 브로드컴도 마벨과 같은 반도체 팹리스 업체로 서버 스토리지, 무선 장비 등을 공급한다.

JP모간은 이 가운데 주문형 반도체(ASIC) 사업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했다. 브로드컴은 구글, 메타(옛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에 ASIC를 제공한다. 서 애널리스트는 “ASIC 칩의 강력한 수요 덕분에 브로드컴의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브로드컴도 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브로드컴은 지난 5월 소프트웨어기업 VM웨어를 610억달러(약 86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올해 발표된 M&A 중 MS-액티비전블리자드(약 687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브로드컴은 2018년 소프트웨어기업 CA테크놀로지(약 189억달러), 2019년 시만텍 보안부서(약 107억달러) 등을 인수하며 소프트웨어사업을 확장해왔다.

팁랭크는 브로드컴의 목표주가로 674달러를 제시했다. 이날 종가(482.14달러) 대비 39.8%의 상승 여력이 있다. 브로드컴에 대해 투자의견을 낸 애널리스트 11명 모두가 ‘매수’를 추천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