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네티즌이 흑인 인어공주를 백인으로 바꾼 영상을 공개해 인종차별 논란이 일었다. /사진=트위터 캡처
한 네티즌이 흑인 인어공주를 백인으로 바꾼 영상을 공개해 인종차별 논란이 일었다. /사진=트위터 캡처
흑인 배우가 주인공을 맡은 디즈니 영화 '인어공주'의 예고편이 공개된 가운데,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흑인 배우를 백인으로 바꾼 영상이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16일(현지시간) 포브스 등에 따르면 한 트위터 이용자는 디즈니 영화 '인어공주'의 예고편 속 흑인 배우 할리 베일리를 백인으로 바꾼 영상을 만들어 공유했다가 계정 활동 정지 처분을 받았다.

해당 영상에는 인어공주 역을 연기 중인 할리 베일리와 함께 그를 AI 기술로 보정해 백인 여성으로 바꾼 모습이 함께 담겼다. 흑인 인어공주의 피부색은 밝게 수정됐고, 갈색 머리카락 또한 붉게 바뀌었다. 눈동자 색, 코 모양 등도 달라졌다.

이 영상을 트위터에 처음 소개한 네티즌은 "AI 과학자의 공로 덕분"이라며 "그가 인어공주를 고쳤다. (흑인 인어공주를) 적갈색 머리카락을 가진 백인 소녀로 바꿨다"고 말했다.

이를 접한 다른 네티즌들은 해당 영상이 인종차별적이라고 지적했고, 결국 영상을 공개한 이용자에게는 계정 활동 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디즈니 영화 '인어공주'는 1989년 개봉한 동명의 인기 애니메이션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흑인 알앤비 가수 겸 배우 할리 베일리가 인어공주인 애리얼 역을 맡아 화제가 됐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시도가 오히려 원작을 훼손한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캐스팅 소식 이후 논란이 거세게 일자 디즈니 산하 채널 프리폼은 "불쌍하고 불행한 영혼들에게 보내는 공개 편지"라는 장문의 글을 공개해 부정적인 여론을 비판했다.

당시 프리폼은 "'인어공주' 원작자는 덴마크 사람이고 애리얼은 인어다. 물 속 왕국에 살고 있으며 원하는 어디든 합법적으로 갈 수 있다"며 "애리얼이 덴마크 사람이라고 치자, 흑인 덴마크인도 있기 때문에 덴마크 인어도 흑인일 수 있다"고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