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하루새 상승세로 전환했다. 유럽의 천연가스 공급난으로 올 겨울 난방 목적의 원유 수요가 대신 증가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물은 전날 보다 1.17달러(1.34%) 오른 배럴당 88.48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8월 31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11월물은 전날 대비 1.00%(0.93달러) 상승한 배럴당 94.10달러로 장을 마쳤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 겨울 원유 공급난을 예상했다.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축소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에너지원인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서 오는 10월부터 2023년 3월까지 하루 평균 70만배럴의 원유 수요가 추가로 늘어날 것이라고 IEA는 전망했다. 이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하루에 약 15만배럴이 더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선 원유 수요가 2배가량 늘어나는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다만 IEA는 중국의 원유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이 강력한 코로나19 봉쇄정책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마켓워치는 "다른 국가들의 원유 수요는 높은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경제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로 견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의 원유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개월간 국제유가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캡처
지난 3개월간 국제유가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캡처
이에 따라 IEA는 올해 전 세계 원유 수요 증가량 전망치를 기존보다 하루 11만 배럴 낮춘 하루 200만 배럴로 잡았다. 올해 전체적인 원유 수요 증가량은 하향했지만 하반기엔 난방을 위한 가스 대체 수요가 몰릴 것이란 예상이다. 내년도 원유 수요는 하루 210만 배럴 증가할 것이란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지난 13일 내년까지 세계 원유 수요가 예상보다 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국 경제가 물가 급등 등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선전하고 있다면서다.

이날 원유 상승세에 영향을 미친 다른 요인으로는 미국 철도노조의 파업 가능성이 꼽힌다. 미 철도노조 일부는 새로운 임금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오는 17일부터 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문제는 원유가 철도 운송을 통해 운반된다는 점이다. 로이터통신은 "계속되는 노사 분쟁으로 인한 철도 운행 중단 가능성이 유가를 떠받쳤다"고 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