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몬순 우기로 1000여명이 사망하는 등 막대한 홍수 피해가 발생한 파키스탄이 또 다른 위기를 맞았다. 파키스탄 전국 곳곳의 의료시설마저 크게 훼손됐고, 수만 명의 전염병 환자가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5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는 성명을 통해 "파키스탄의 홍수로 사망자가 1290명을 넘었고, 1만2500명이 부상했다"면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640만명을 포함해 3300만명 이상이 수해를 입었고, 63만4000여명이 실향민 캠프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또 "물난리 속에 파괴·훼손된 의료시설이 많다. 전국 의료시설 가운데 432곳이 완전히 손상됐고, 1028곳이 부분적으로 훼손됐다"고 전했다.

이 같은 피해 때문에 의료인과 의료시설에 대한 파키스탄 주민들의 접근이 제한되고 있으며, 필수 의약품이나 의료 용품을 구하는 일도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WHO는 또 수해로 인한 전염병 발병도 이미 현실화한 상태라고 부연했다.

WHO는 "홍수 피해 지역의 진료소에 전염병 발병 사계라 보고되고 있다. 설사와 말라리아, 급성 호흡기 감염, 피부 및 눈에 생긴 감염병, 장티푸스 등에 걸린 환자들이 수만 명에 이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안전한 식수 공급과 의료 서비스가 적시에 제공되지 않는다면 4~12주 후에는 약 500만명이 각종 전염병에 걸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수재민들이 남부 신드두 하이데라바드에 설치된 주(州) 정부의 구호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수재민들이 남부 신드두 하이데라바드에 설치된 주(州) 정부의 구호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