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 매장·생산량 1위 국가인 인도네시아가 니켈에 부과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전기차 공급망의 불안전성이 더 커질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간)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니켈에 과세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니켈은 리튬, 코발트처럼 전기차 등의 배터리 제조에 쓰이는 금속이다. 니켈 최대 수출국인 인도네시아에 전세계 매장량의 4분의 1이 있다.

올 초에도 인도네시아 관료의 말을 빌린 일부 외신에서 “인도네시아가 니켈에 누진세를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한 바는 있지만 조코위 대통령이 직접 과세 의사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초에도 로이터통신이 인도네시아의 니켈 관세 부과 계획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올 3분기 중 과세 조치가 시행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최근에도 주요 수출품의 공급 통제에 나선 이력이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식량 가격이 뛰면서 인도네시아는 주 수출품 중 하나인 팜유의 선적을 일시적으로 제한했다. 국내 식량 수급의 안정화가 목적이었다. 이후 인도네시아는 선적 제한 조치를 해제하는 대신 생산자가 일부 물량을 의무적으로 내수용으로 돌리도록 하는 조치를 도입했다.

인도네시아는 장기적으로 니켈 수출을 중단하겠다는 계획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테슬라는 배터리뿐 아니라 자동차도 현지에서 만들어야 한다”며 “인도네시아의 일자리를 늘리고 지역적으로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일”이라고도 말했다. 전기차 원자재의 공급 기지가 아니라 전기차 생산 기지로서 인도네시아의 시장 입지를 제고하겠다는 얘기다. CNBC에 따르면 테슬라는 현지 채굴업체와 최근 약 50억달러 규모 니켈 구매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전기차에 악재될까…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 "관세 검토"
인도네시아는 니켈을 바로 수출하는 대신 자체 정제 과정을 추가하면 연간 최대 350억달러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니켈 선물(8월물) 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18일 톤(t)당 2만185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월초 한때 10만달러를 웃돌았던 가격이 4분의 1 밑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인가오 상하이호라이즌 애널리스트는 “이미 앞서 나왔던 관세 검토 뉴스가 니켈 가격에 선반영된 상태”라며 “실제 세금이 부과되기 전까진 인도네시아의 관세 부과 소식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