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상위 1% 과학 논문 수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 보다 처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중국 과학 논문이 질적 측면에서도 미국을 앞지르고 1위에 오른 것이다. 학술 연구가 산업 발전의 밑바탕이 되는 만큼 향후 중국의 국가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인용 횟수가 가장 많은 상위 1% 과학 논문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4.2%(4744건)로 1위를 기록했다고 10일 발표했다. 2위는 이 부문에서 중국에 처음으로 밀린 미국(4330건)이었다. 영국(5.5%), 독일(3.9%), 호주(3.2%)이 뒤를 이었다.

인용 횟수는 논문의 질을 평가하는 척도로 활용된다. 중국이 과학 논문 분야에서 질적 성장을 이뤘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10년 전 상위 1% 인용 논문 순위에서 중국은 3위에 머물렀다. 당시 1위는 미국이었다. 이번 조사는 2019년(2018~2020년 평균) 기준으로 이뤄졌다.

중국은 상위 10% 인용 논문 수에서도 미국을 앞지르고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상위 10% 인용 논문 수는 4만6352건으로 미국(3만6680건) 보다 많았다. 앞선 조사에서도 중국은 미국을 제쳤다.

절대적인 논문 규모 면에서도 중국은 압도적인 경쟁력을 자랑했다. 중국의 총 논문 수는 40만7181건으로 미국(29만3434건)보다 38.7%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재작년 조사에서도 중국의 과학 논문 수가 미국 보다 많았다. 구로키 신이치 일본과학기술원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부소장은 "중국은 과학 논문의 양과 질 모두에서 세계 1위 국가가 됐다"면서 "진정한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선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연구를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국가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닛케이는 "과학 연구는 경제와 산업 경쟁력의 원천"이라면서 "현재 연구 역량은 인공지능(AI), 양자기술 등 최첨단 분야의 미래 시장 점유율을 결정하고 국가 안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일본의 과학 연구 경쟁력은 추락했다. 상위 1% 인용 논문 수에서 일본의 순위는 10년 전 7위에서 10위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14위에서 12위로 두 단계 상승한 한국과 대비된다.

일본은 상위 10% 인용 논문 순위에서도 밀려났다. 10년 전 6위를 기록했던 일본의 순위는 12위로 떨어졌다. 한국은 13위에서 11위로 뛰어오르며 일본을 제쳤다. 닛케이는 "연구 인력이 늘고 있는 인도 등과 달리 일본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연구 활동이 둔화하고 있다"면서 "일본 경제와 산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