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산악인, 세계 첫 8000m급 14좌 두 번 이상 등정
짐꾼으로 경력을 쌓기 시작한 네팔의 산악인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히말라야 8000m급 고봉 14좌를 두 번 이상씩 등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과 네팔 언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팔의 사누 셰르파(47·사진)는 이날 파키스탄 고봉 가셔브룸Ⅱ(해발 8035m) 정상을 밟았다. 그는 2006년 초오유(8188m)를 시작으로 8000m급 고봉 14개를 두 번 이상씩 등정한 첫 산악인이 됐다.

사누는 지금까지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86m) 정상에 7차례 섰고, 로체(8516m)와 마나슬루(8163m)는 3차례씩 정상에 올랐다. 2019년에는 8000m급 고봉 14좌를 완등했다. 그는 올해도 가셔브룸Ⅱ 등정에 앞서 칸첸중가(8586m), 마칼루(8485m), 로체, 낭가 파르바트(8126m) 등 4좌의 정상을 밟았다.

네팔 동부 마칼루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그는 애초 외국 산악인을 도와주는 짐꾼으로 등반과 인연을 맺었다. 셰르파는 네팔의 한 종족 이름이자 성(姓)으로, 일반적으로 등산 안내인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셰르파들은 최근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직접 기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등산 안내인으로 일하던 카미 리타가 26번째로 에베레스트에 오르는 데 성공해 자신의 최다 등정 기록을 경신했다. 라크파 셰르파는 에베레스트 정상을 열 번째 밟는 데 성공, 자신이 보유한 에베레스트 여성 최다 등정 9회 기록을 갈아치웠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